사소한 일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
나라의 정세가 어지러워 대통령을 향한 가지각색의 비난이 쏟아질 때,
고 노무현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국민의 당연한 권리 입니
다. 대통령을 욕 하므로써 주권자 국민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전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대통령비하 발언으로 정국이 얼어붙었다.
지난 12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대통령을 향한 그들의 비난을 나열해보면 추억어린(?) 것들이 많다.
2003년 6월 한나라당 이상배의원 “노무현 대통령 외교는 등신외교”
2003년 9월 한나라당 김무성의원 “노무현이를 지금까지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05년 8월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 “노무현 대통령은 정신이상자”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의 연극 ‘환생경제’에서는
노무현을 ‘노가리’로 표현함과 동시에 수준이하의 욕설들이 난무했다.
문제의 연극 환생경제에는 나경원, 심재철, 정두언 의원등 다수의 현직 의원들이 연기자로 참여해 논란이 일었고 당시 공연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참석해
현직 의원들의 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욕설이 오갈 때 박장대소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을 향한 비하발언이 있은 것에 대해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 이라며 세간의 불만을 일축시켰다.
2010년 G20 정상회담 벽보에 쥐를 그렸다는 이유로 힘없는 서민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거리로 나온 국민을 향해 물대포를 쏘아
고등학생의 눈을 실명케 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었던 ‘품격’인 것이다.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방패삼아 나오는 데로 내뱉고, 문제의 연설이 끝난 이후 단상을 내려오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듯한 행동조차도 애교로 이해해 줄 수 있다.
국가원수 모독죄로 윤리위에 회부시키겠다는 민주당의 반응에 ‘국가원수모독죄는 폐지 된지 오래된 법률’이라며 비아냥거리는 것 또한, 내키지 않지만 집권 여당이 지녀야만 하는 넓은 아량으로 어떻게 좀 더 지켜 봐 줄 수 있다고 하자.
다만 이것만은 기억해주기 바란다.
지금 당신들의 발언이 한줌 태극기부대를 향한 알량한 환호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난 정권에 대한 보다 깊은 반성과 넓은 책임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와 정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있기 전까지는 제발 그 입 다물고 그저 국민이 부여한 본연의 업무에 충심으로 임하시라.
이미 국민께서는 판단을 시작하셨다.
2019년 3월 14일 경민정 더불어민주당울산광역시당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