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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우리가 기억해야 할 울산 의병-20210218 울산제일일보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


1592년에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4월 13일 왜군이 다대포와 부산포, 동래포를 연이어 함락시켰고, 4월 17일 울산과 경주에 이르렀으며, 4월 21일 울산 기박산성에서는 의병이 창의했다.



4월 23일 의병진은 소를 잡고 술을 마련해 기박산성에 제단을 설치하고, 의병의 결진을 하늘에 알렸다. 5월 15일 신흥사 지운대사가 100명의 승병을 이끌고 합류하며 공양미 300석을 군량미로 제공했다. 이후 여러 기록에서 기박산성 의병의 활약상을 살펴볼 수 있다.


울산 북구에는 울산 의병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박산성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울산 의병의 출진을 하늘에 알리고, 그 후 울산 의병의 주둔지 역할을 한 곳이다. 기박산성은 사적 제48호로 지정되어 있는 관문성의 한 부분이다.


기박산성은 북구 중산동과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에 걸쳐 있다. 신대리에 위치한 삼태봉에서 남쪽으로 뻗어 나온 3개의 봉우리와 골짜기를 둘러싼 타원형 석성이다. 기박산성 남단에서 동남쪽으로 직선거리 약 300m에는 기령역사공원이 있다.


기령역사공원 삼거리에서 북쪽 길은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 동쪽 길은 신흥사를 거쳐 신명천과 태연재활원, 남쪽 길은 매곡산업단지와 농소 지역으로 연결된다. 경주시 동해안 일대와 남쪽의 울산만, 서쪽 모화리 일대를 동시에 관망할 수 있는 지형적 조건을 갖춘 곳으로 왜구를 방어하는 동해안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


울산의병이 창의한 기박산성이 위치한 울산 북구가 최근 대한민국의병도시협의회 제6대 회장도시로 선정됐다. 울산 출신 대표 독립운동가이자 무장 항일투쟁을 이끌었던 대한광복회 총사령관 고헌 박상진 의사가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의병도시협의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대한민국의병도시협의회는 행정안전부가 임진왜란과 구한말 당시 의병 격전지였거나 의병 선양사업을 하는 33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구성돼 지난 2015년 9월 발족했다. 협의회는 지역사회와 국가 차원의 의병 선양 사업을 발굴하고 전국적으로 의병 행사를 확대 추진해 의병도시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협의회는 그동안 의병의 발자취를 따라 전국 의병도시를 순례한 ‘의병자전거순례단 대장정’, 중국 동북부 일대를 따라 의병의 활약상을 되새겨보는 ‘국외 의병유적지 탐방’ 등을 공동사업으로 추진하며, 회원도시 간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지난해는 충남 홍성군이 회장도시로 선정돼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홍주읍성 일원에서 개최했다. 매년 6월 1일 대한민국 의병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행사인데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행사 규모도 크게 축소되었고, 협의회 차원의 공동사업도 추진할 수 없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회장도시로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의병과 독립 열사들의 용맹함과 의열 정신을 되살려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 보려 한다.


‘의병 창의’. 창의(倡義)의 사전적 의미는 ‘국난을 당했을 때 나라를 위해 의병을 일으킴’이다. 아직 많은 울산 시민들이 기박산성과 울산의병 창의에 대해 모르고 있고, 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세계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의병’. 우리는 호국의 등불인 의로운 별들을 가슴에 **고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다양한 의병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그들을 기억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 구는 매년 4월 23일 열리는 기박산성 의병추모제로 그들의 넋을 기리고, 기박산성 의병 테마파크 조성사업으로 기박산성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이제 울산 북구가 의병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받고 미래를 여는 시대정신으로 승화시켜 숭고한 의병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