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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반구대 암각화, 울산을 넘어 세계로-20210223 울산매일



▲ 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반구대 암각화, 발견 50년 만에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 선정

市-문화재청, 가치 창조·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설득 매진할 때

물 속에서 최종 심의 받지 않도록 보존 방안 조속히 구체화해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 우선 등재 대상에 선정됐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길고도 어려운 길을 의연히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울산시민들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이다.

우선등재 대상 선정은 1971년 반구대암각화가 발견된 지 50년, 잠정목록 등재 11만에 겨우 한 계단 올라선 것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더 멀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유산 등재의 시계는 2025년 7월로 맞춰져 있다.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최종 심의와 발표까지 울산시민의 한결같은 바람과 관심이 절실하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는 반구대 일대의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인류 최초의 포경(고래잡이)활동을 보여주는 독보적 증거이자 현존하는 동아시아 문화유산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라고 높은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대상은 울산 대곡리 암각화와 국보 제147호 천전리 암각화를 아우르는 반구대 일대의 계곡이다.

이제 반구대 암각화의 우선등재대상 선정으로 울산은 세계유산도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반구대 암각화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많은 외국 학자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존 문제에 갇혀 오랫동안 스스로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대한민국 울산의 가장 큰 문화적 자랑인 반구대 암각화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우여곡절 끝에 우선등재 대상에 올랐지만 울산시와 울산시민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많다.

우선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마련한 ‘사연댐 수위조절’대책이 조속히 구체화돼야 한다.

그것이 반구대 암각화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최적의 방안이다.

대곡리 암각화는 지난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건설되면서 댐 수위에 따라 잠수와 노출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상류에 또 다른 댐인 대곡댐이 지어지면서 수몰 기간과 빈도는 줄어들었으나 큰비가 오면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서로 협력해 보존 방안은 물론 반구대 암각화의 탁월한 가치를 세심하게 마련하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문화재청과 함께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를 설득하는 일도 중요하다. ICOMOS가 현장실사는 물론 이를 바탕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 여부를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반구대암각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이제 4년 남았다. 세계유산 등재 도시라는 자부심과 관광문화도시의 자긍심을 높이 세우기 위해 힘찬 첫 발걸음을 내딛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울산시민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울산시의회도 적극 나서 세계유산 등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례를 제·개정하고 지역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설 것이다.

울산을 넘어 지구촌 인류의 세계유산으로 우리 모두 함께 혼신을 다해야 한다.

사연댐 수위조절 외에 자연노출에 따른 또다른 훼손방지 대책을 찾고, 주변지역 조사를 통해 유산의 가치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주변 환경의 탁월성을 입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십수년전 반구대 암각화를 방문했던 외국의 저명한 한 학자가 반구대 암각화의 유산가치는 충분하다면서 다만 주변환경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하는 말이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장기적 숙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세계유산등재의 결정적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연에 노출된 그 어떤 유산도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물에 잠겼다가 나오기를 반복함으로써 훼손이 가속될 우려가 있다는 것일 뿐이므로 사연댐 수위조절을 통한 보존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제시하면 될 일이다.

암각화를 물속에서 완전히 꺼내지 못한 상태에서 세계유산 최종 심의를 받을 수 없는 노릇이다.

인류 최초의 기록유산이자 울산의 가장 큰 문화적 자랑인 반구대 암각화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대한민국의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