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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줄 태화강 국가정원 下-20210224 울산제일일보



△이상옥 울산광역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습지 주변은 메타세쿼이아보다 열매 맺는 나무와 수련이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가꾸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수초와 잡목 그리고 풀들은 새들의 새로운 은신처와 먹이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새들이 찾아오고, 꿈 많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자 필자의 생각이다.


- 쉼터와 그늘터널을 넓혀야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은하수길과 십리대숲을 자주 찾는다. 우리 울산의 중구와 남구 일원에 걸쳐 있는 국가정원은 그 면적이 중구 태화지구 48만4천998㎡, 남구 삼호지구 35만454㎡를 합쳐 83만5천452㎡에 이른다.


이 광활한 공간이 곁에 있다는 것은 울산시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하지만 너무 넓다 보니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 있는 분들이 단번에 모든 곳을 샅샅이 둘러본다는 것은 무리다. 이동수단을 당장 마련할 수 없다면 정원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와 평상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 울산을 대표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상징물로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 18일 국가정원 진입부의 광장이 그라스 정원과 야간조명이 새로 선보인 가운데 새 단장을 마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광장 입구에서 십리대숲 쪽으로는 느티나무를 더 많이 옮겨 심으며 ‘그늘 터널’을 만들었다. 이제야 비로소 방문객들이 한여름과 초가을의 따가운 햇볕을 피하면서 십리대숲을 시원한 기분으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대여소 앞 ‘초화원’과 ‘대나무생태정원’ 사이를 지나 십리대숲과 ‘은하수길’로 접어드는 길목에는 마땅한 그늘이 없다. 이 길 양쪽에는 청단풍 80그루가 광장 입구의 느티나무처럼 양쪽으로 늘어서 있지만 생육이 부실해서 말라죽거나 키가 작아 풍성한 그늘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토양과 수종이 맞지 않아서 그런 건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시에서 꼼꼼히 살펴보았으면 한다.


나무가 자라는 데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거름도 주고 잘 보살핀다면 울창한 그늘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 만큼 자랄 때까지 터널을 만들고 넝쿨식물을 심으면 어떨까? ‘넝쿨 터널’에 박과 청단풍이 어우러지면 새로운 볼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봄에는 봄내음 물씬한 풀꽃들에 매료되고, 여름에는 울창한 대숲에서 더위를 식히며, 가을이면 황금빛 국화에 시선을 빼앗기고, 겨울이면 샛강 일원과 습지를 먹이터, 놀이터로 삼는 온갖 새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풍요로운 정원이 코로나로 지쳐 있는 시민들에게 자그마한 위로라도 되지 않을까? 울산의 자랑이자 허파인 태화강 국가정원을 잘 가꾸고 보존해 후대에 아름답게 물려주는 일,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