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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진정한 장애인 복지는 ‘양질의 일자리’와 ‘더불어 사는 삶’-20210312 울산제일일보



△이상옥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용기


우리가 살면서 가장 큰 용기는 무엇일까?


필자는 감춰진 나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취약점을 남에게 드러내는 일만큼 많은 용기와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은 없다. 그것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든, 부끄러운 내 내면의 모습이든….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지인에게조차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꺼리며 살아간다. 장애인들 또한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각자의 장애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주변의 걱정과 동정 어린 그 숱한 시선 때문은 아닐까? 오히려 그런 시선들이 그들을 더욱 움츠리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가족의 고통은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연구와 노력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진정한 복지는 무엇인지, 그들이 추구하고 싶은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 마련


현시대에 살아가는 장애인들은 그저 현금이나 현물과 같은 1차원적인 지원만 바라는 게 아니다. 단기로 단순 업무만 하는 일자리가 아니라 경험을 쌓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원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장애 유형에 맞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해야 한다.


현재도 많은 정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안정적인 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가족과 함께 의견을 나눈다. 예를 들어보자.


산림청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장애인과 숲이 상생하는 정원 관리, 양묘 증식 등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여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경기도는 보조기기 사후관리 직업훈련 과정을 거쳐 국립 대형병원의 보조기기 사후관리사로 당당히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을까? 장애인이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위의 사례만 봐도 기술을 익히고 기회가 주어지면 장애인들도 능히 해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그들에 대한 편견으로 오해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울산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울산지사 산하기관인 울산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는 유통서비스(대형마트), 도서관 사서보조, 사무행정보조, 요양보조,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에 대한 체험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현장 적응력을 키워주면서 일자리 마련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손을 지금 당장이라도 잡아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느리지만 기다려줄 수 있고, 그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가 어떤 것인지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


- 궁극적 목표는 자립생활과 행복추구


현장의 구·군, 읍·면·동, 공공기관, 복지시설, 우체국, 기업 같은 곳에서는 지금도 장애인 복지 일자리와 발달장애인 행복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 자립생활을 영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여전히 존재한다. 직면해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들을 통해 답을 찾고, 그들 스스로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도서관과 학교에서 장애인 사서보조를 더 많이 채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작은 실천이지만 울산에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들의 자립생활과 행복추구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들이 해낼까?”하고 고민만 하지 말고, 해낼 수 있도록 작은 씨앗이라도 우리가 함께 심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