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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울산대학교의 국립대 전환을 제안한다-20210528 경상일보



▲ 김현정 울산시 남구의회 의원


울산에는 현재 4년제 대학이 2곳 밖에 없다. 이로 인해 2019년 기준 지역 고교 졸업생 1만1305명 중 약 65%에 해당하는 7416명이 타 지역 대학으로 진학했다. 2020년 통계 자료에서도 울산은 교육을 이유로 전출한 인구가 5575명이나 된다. 다른 도시의 대학들은 학생을 유치하지 못해 대학의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울산만 학령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일까. 그것은 아니다. 울산도 해마다 학령인구 수가 급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울산의 학생들만 유독 다른 도시로 진학을 많이 하는가. 그것은 울산의 학생들이 갈만한 대학,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울산의 학생들이 갈만한 4년제 국립대가 없기 때문이다.


울산에 국립대가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대 유치’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모여 2009년 UNIST(당시 울산과학기술대학교)가 설립됐다. UNIST가 그동안 산업도시 울산에 부족한 연구개발(R&D) 기능을 채워주고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누구나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니다 보니 울산의 학생들보다는 타 지역학생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또 현대중공업그룹 재단의 울산대학교가 4년제 사립대학으로 있긴 하지만 울산의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울산시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 지역 대학의 분교 유치 및 캠퍼스 설치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해당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 등으로 요원한 실정이다.


이에 필자는 울산대학교를 국립대로 전환할 것을 제언하는 바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국립대를 신규 유치하는 것은 효율성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사립대의 분교를 유치하는 것은 울산지역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와 요구에 맞지 않다. 이에 울산대를 국립대로 전환해 광역시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의 대학 인프라를 구축하고 부족한 단과대를 신설해야 한다.


현재 울산에는 광역시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치과대학, 약학대학, 수의과대학, 사범대학 등의 단과대학이 없다. 미래산업을 대비한 지역맞춤형 공학대학의 설립과 지원도 절실하다.


울산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했지만 갈 수 있는 대학교가 없어 타지의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은 울산 소재 대학출신에게 주는 혜택인 공기업지역할당제에 해당되지 않아 취업에도 불리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고 있다.


현재 국회와 정부관계부처간에 국립대 ‘등록금 0원’에 관한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립대 무상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울산은 인근 부산지역으로 아이들을 모두 뺏길 것이고 울산대학교의 존립도 장담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울산의 아이들은 국립대 무상교육의 혜택을 울산에서는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울산에 국립대가 없다는 문제로 현재 그리고 미래에 벌어지게 될 수도 있는 불이익은 고스란히 우리 울산의 아이들이 받게 될 것이고, 그것은 울산의 미래경쟁력 약화로 나타나게 될 수도 있다.


울산대를 국립대로 전환하는 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치권 그리고 당사자인 학교와 재단의 끊임없는 소통과 수많은 관계자의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울산대의 모 재단인 현대중공업그룹도 국내의 여느 대기업이 그러하듯 수년전부터 3세 승계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시가 10조원 규모의 기부를 한 삼성그룹의 이건희컬렉션처럼 울산대를 시민의 품으로 안겨주는 결단을 내려주었으면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그런 결단을 내린다면 울산에서 오래도록 환영받는 지역기업이 될 것이고, 故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배움에 대한 갈망과 남다른 교육철학으로 설립된 창학정신이 더욱 빛날 것이다.


울산대를 국립대로 전환하는 일은 울산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필자는 물론이고 울산시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