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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태화강 국가정원 디자인 개선-20210603 울산광역매일



▲ 강혜경 울산 중구의회 행자위원장


태화강 국가정원은 2019년 7월 12일 우리나라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지난 2010년 5월 27일 지방정원 조성사업에 착수한지 10년 만이다. 이에 앞서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이 선언됐고, 2005년에는 태화강마스터플랜이 수립되었다. 이어 2018년 3월 28일 지방정원에 등록됐다.


 한때 오·폐수로 빈사 상태에 빠졌던 태화강이 맑아지고 그 결과 국가정원 지정이라는 쾌거를 이룬 바탕에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태화강 퇴적 오니 준설과 오수관거 부설, 그리고 하수처리장 건설이 있다. 이 사업은 당시 심완구 시장과 울산시 공무원들이 이끌었으니. 그 지대한 공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예산을 들여 노력한 끝에 태화강 국가정원이 탄생했지만, 문자 그대로 태어나기만 했을 뿐 정원을 건강하게 성장시킬 책임은 정부와 울산시, 그리고 시민들에게 있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고 날씨가 좋아지면서 코로나 사태로 받은 스트레스를 국가정원에서 푸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침이면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밤에는 음주와 고성방가에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까지도 실종됐다는 뉴스를 매일 접하다 보니, 국가정원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울산시민의 의식 수준마저 의심받을까 염려된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약점이자 한계는 정원부지 대부분이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하천부지이고, 동서로 긴 국가정원 북쪽 경계선을 따라서 상가가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울산대공원이 공원을 벽처럼 가리고 선 아파트의 앞마당이 되면서 아파트 가치를 끌어올렸듯이 국가정원도 주변 상가의 가치만 하늘 높이 밀어 올리고 있다. 반면에 국가정원 구역 안에는 변변한 편의시설이나 즐길거리 하나 조성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이런 사정 때문에 태화강 국가정원은 기존의 오산 대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면적이 초화류단지로 조성됐다. 엄청난 면적의 희고, 붉고, 노란 꽃밭은 압도적 감동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오뉴월 뙤약볕에서 하염없이 걸어 다녀야 하는 고통도 준다. 


 이런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필자 나름의 아이디어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문제점으로는, 첫째는 정원구성에 맥락과 개념이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느티나무 터널이다. 평지에 이렇게 강한 축을 만든다면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 이 길이 남산루를 강조하고 있는지 교회를 바라보게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주 출입구가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등 전반적인 공간구성과 시설배치가 그때그때의 사정에 따라 결정되었을 뿐 마스터플랜이 없어 보인다. 두 번째는, 주변 시설 즉, 남산루, 비내바위와 비내정, 태화강 전망대, 태화루 등의 공공시설과의 관계 설정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는 속속 들어서는 정원 전면 상업빌딩이 국가정원의 경관에 피해를 주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소방안은 ‘태화강국가 정원길’과 이 길에 접한 정원방향 법면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이 도로 상부에 건물을 지어서 주차장과 함께 정원 관련 각종 편의시설 등을 올리면 된다. 이 건물의 정원방향 입면은 입체 녹화를 해서 국가정원의 이미지를 높이고, 반대편은 상가 분위기로 설계하면 된다. 국내에는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서 지상 15층, 지하 1층의 상가와 아파트를 지은 서울 낙원상가가 있고, 일본에는 아크로스 후쿠오카가 있다. 국토부는 2017년부터 ‘도로공간의 입체개발에 관한 법률’을 준비하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화강 건너 남쪽의 남산공원과 연계하고, 주변의 기존 도로를 활용할 경우 현재 안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울산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진정한 국가정원이 될 수 있다. 더불어서 올 9월로 예정된 동해선 복선전철 준공에 맞추어서 태화강역과 직결되는 다양한 교통수단은 물론 태화강국가정원의 이미지를 결정지을 특징있는 교통수단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