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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완-울산 속 정원이 아닌 정원 속 울산으로-20210621 경상일보


▲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코로나 시대 속에서 어디를 가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제한적이고 삶이 위축되거나 우울해 지는 기분이다. 이런 시기에 우리는 어디에서 삶의 여유를 찾고 치유를 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정원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정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와 정원 등록현황·정원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정원에 대한 관심은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개최 이후 생태관광도시의 면모를 알리게 됐고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됐다. 정원박람회 개최 후 정원에 관한 관심이 늘면서 정원법이 생기고 정책들도 만들어졌다.


국내 등록 정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등록된 정원은 총 44곳. 종류별로 보면 국가정원 2곳, 지방정원 2곳, 민간정원 31곳, 공동체정원 9곳이 있다. 조성 중인 것도 23개나 된다. 그 중 울산에 등록된 정원은 중구에 소재한 태화강국가정원 1곳을 비롯해 남구에 소재한 구암정원, 울주군 소재한 온실리움, 발리정원 등 3곳이다.


정원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다. 첫째는 경관이다. 녹색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면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계절감은 하나의 매력으로 사람의 주의력을 자연스럽게 집중시켜줘 피로감을 풀어준다. 둘째는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과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이다. 정원 내 공기에 존재하는 휘발성 피톤치드는 사람의 후각을 자극해 마음의 안정과 쾌적감을 가져다준다. 셋째는 음이온이다. 일상생활에서 산성화되기 쉬운 사람의 신체를 중성화시키는 음이온은 나무와 식물의 호흡작용, 정원 내 토양의 증산작용을 하는 쾌적한 자연환경에 많은 양이 존재한다. 넷째는 소리다. 정원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비교적 넓은 음폭의 백색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왕립원예협회와 엑세터 의과대학이 공동 연구에 따르면 정원을 가거나 가꾸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건강 상태가 더 좋았다고 한다.


전남 순천시 별량면 장학마을에는 정원마을이 있다. 이곳은 이가네 뜨락정원, 복순이네 돌사랑 정원, 화가네 정원 산책(순천시 개방정원1호)이 있다. 황무지에서 정원을 가꿔가면서 사람들은 정원이 놀이터가 됐고 몸과 마음의 건강은 저절로 찾아왔다고 한다.


정원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가치는 좋은 연결고리다. 정원은 사람들이 사회 내에서 만나는 길을 만들어 준다. 사람들은 각자의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 식물을 주고받으며 경제적 이익을 나눠 서로 연결된 느낌, 사회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면 영국의 에덴동산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이든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온실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실험, 교육하는 비영리 기관으로 연간 9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원래 이곳은 광산으로 황량한 폐허에서 잃어버린 에덴동산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바뀐 모습이다. 이 커뮤니티에 속한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갔다. 지역주민들의 참여로 서로의 연대의식을 느끼게 하는 그 중심에는 언제나 정원이 있었다.


이처럼 정원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를 인식하면서 정원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전의 정원은 멀리 관광을 가야하고 원거리에 있던 그런 정원이였다면 정원문화가 확산되고 난 2015년 이후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공간이라는 형태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중구에서도 울산큰애기 정원사를 양성하고 우수 개인 개방정원을 지정한 뒤 지원하는 등 정원에 대한 많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세먼지와 코로나 시대에 시민들이 정원을 더 쉽게 접근하고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태화강국가정원과 울산도시공원 603곳, 개인 개방정원을 하나로 연결해 울산 속 정원이 아닌 정원 속 울산을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