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개통됐다.
전국 곳곳에 출렁다리가 여럿 있지만, 이렇게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는 드물다. 바다 풍광의 생명인 탁트인 수평선을 해치지 않아서 좋다. 발 아래로 시야가 확 트인다. 30~40m 해상에서 느끼는 스릴감도 최고다. 도심에서, 해수욕장에서, 어풍대 고늘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떠 있는 불빛의 향연 또한 볼거리다.
대왕암공원의 매력을 살리면서 동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 바다와 숲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거친 대해(大海)의 외풍을 막아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에 대왕암 출렁다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대왕암공원의 갯바위는 해질녘에는 황금빛으로 변한다. 우람하고 늠름한 기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대왕암공원 갯바위가 거친 파도와 해풍으로부터 국토를 지키고 있는 듯 듬직해 보인다.
특히 방어진 슬도에서 대왕암 방면의 해안산책로에서 바라보는 대왕암 용바위는 그 위세에서 기가 느껴진다.
대왕암 출렁다리는 이런 무형의 체험거리를 대표하여, 전국의 관광객들을 동구로 안내할 상징적인 관광 랜드마크 역할을 할 시설이다.
출렁다리는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시설 이용이기 때문에 일회성이다. 내년에 케이블카, 짚라인이 설치된다고 해도 관광객을 3~4시간 머물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를 보러 오는 전국의 관광객들이 시간을 잊고 체험하고, 동구에서 놀면서 즐기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머무는 체험관광’이 동구 관광산업의 꽃이 될 것이다.
주전마을과 슬도, 꽃바위에 바다체험의 최적의 생태계를 갖추어 가고 있다.
지지난해에는 남진 바다 물놀이장, 지난해에는 슬도수산생물체험장을 운영해 체험관광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해 여름에는 바닷가 캠핑이 가능한 ‘꽃바위 삼섬 캠핑촌’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주전에 해양연안체험공원이 문을 연다.
시각과 청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관광의 만족도를 높여야 수준높은 체험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아주 작은 부분에도 소홀함이 없이 동구를 가꾸어 가고 있다.
슬도 바닷가 입구에 큰 바위를 놓아 갈매기 놀이터를 만들고, 해안도로의 높은 담장을 터서 운전하면서도 해안경관을 볼 수 있게 하고, 방어진항을 정비해 항구의 야경을 아름답게 꾸미고, 일산해수욕장 백사장에 해송을 심어 바다 풍경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 모두가 체험관광도시의 밑바탕을 닦는 일이다.
조선산업도시 동구에서 체험관광도시 동구로 바꾸어가기까지는 수많은 고민과 노력, 실패를 두려워 않는 시도들이 있었다.
출렁다리에 이어 2023년에는 대왕암케이블카와 짚라인이 들어선다. 대형 관광시설물과 즐거운 체험공간, 오감을 만족하는 자연경관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동구의 미래를 밝혀 주리라 생각한다.
대왕암 출렁다리는 동구를 바다체험관광으로 이어주는 단단한 다리가 될 것이다. 주전에서 일산해수욕장과 슬도, 방어진항을 잇고, 주민들의 간절한 기대를 현실로 잇고, 동구의 현재와 미래를 이어서 명실상부한 체험 관광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하게 해 줄 것이다. 체험관광도시 동구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