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매미 소리에 창밖을 내다보니 녹음이 짙다. 어느덧 한여름이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맞이하는 이 여름,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과 폭염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거창하게 준비해서 멀리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도 때론 도심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잠깐의 휴식이 더 달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울산 도심에서 차로 20분, 다운동 5번지 일원에는 맑은 기운을 가득 품은 입화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면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빚어내는 푸른빛에 눈이 절로 시원해지고 시원한 바람과 솔향기에 번잡했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자연 속에서 모든 걸 온전히 내려놓고 치유(힐링)하는 시간, 들인 공에 비해 과분하게 느껴지는 선물이다.
입화산 자연휴양림은 잠깐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오래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치유 공간이다. 기존에 운영되던 야영장 42면과 모노레일, 산책로 등의 시설에 이어 최근에 이동식 주택 차량(카라반) 9대를 갖춘 숙박시설 별뜨락이 문을 열었다. 이로써 전체 규모 38만291㎡(38ha), 시설 면적은 야영장과 카라반 등을 합쳐 총 9952㎡가 된다.
이번에 설치된 이동식 카라반은 폭 3.2m, 전장 10.4m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이동식 주택으로 성인 6명, 유아 2명을 합쳐 최대 8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또 카라반마다 작은 마당이 딸려있어 전원주택 같은 개인적인 공간을 누릴 수 있다. 혼자 오거나 연인·친구 또는 가족, 동료 그 누구와 함께해도 좋다.
숲에서 즐길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숲 해설, 과수 체험 등 산림 복지 관련 프로그램도 다수 운영되고 있어 한 곳에서 쉬면서, 놀면서, 배우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자연 속 놀이터이자 배움터인 셈이다.
입화산 자연휴양림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카라반 속 너른 침대 위에 누우면 까만 밤하늘과 반짝이는 별들이 눈앞에 쏟아져 내린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의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한글 도시’ 중구의 특색을 살려 각 카라반은 한글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큰곰별, 붙박이별, 다솜별 등 각각의 별자리를 하늘에서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렇게 자연을 곁에 두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과 생활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여행과 관광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함께” “독특하게” “가까이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3박자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입화산 자연휴양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입화산 자연휴양림처럼 주민들이 멀리 떠나지 않고도 생활 속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도심 속 치유 공간’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다. 이에 중구에서는 주민들의 여가선용을 위해 거리 정원과 정원형 공원, 도시 숲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심 속 녹지를 점에서 선으로 또 선에서 면으로 확장해 나가며 지역 전체를 ‘도시 정원화’ 할 계획이다. 또 이를 순천만에 이어 우리나라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더욱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삶 속에 자연이 녹아드는 ‘쉼이 있는 치유 도시’, ‘푸른 기운으로 가득 찬 도시’, 중구의 새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