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울산 북) 국회의원
국민 위한 공공재 예타면제 필수
울산 인구회복·행복한 삶터 조성
울산공공의료원 주도적 역할할것
지난 21일 울산 공공의료원 부지가 최종 선정되었다. 선정된 부지는 북구 창평동 북부소방서 인근으로 후보지 3곳 가운데 뛰어난 접근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은 곳이다. 이로써 울산 공공의료원 건립이라는 112만 울산 시민의 염원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었다.
지난해 12월 울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공공의료원의 필요성을 절감한 뼈아픈 경험이었다. 당시 울산 내 유일한 코로나19 거점병원인 울산대병원의 병상 부족으로 인근 지역의 병원에 울산시민을 이송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만약 제대로 된 공공의료원을 갖추고 있었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울산은 전국 17개 시도 중 의료 인프라 수준 최하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울산의 의료기관 병상은 총 1만4322개인데 이중 공공의료원 병상은 130개에 불과하다. 의료기관 병상 대비 공공의료원 병상 수 비중이 0.9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전국 비중 평균인 10.0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울산의 유일한 공공의료원마저도 노인 의료를 전문으로 하는 울산시립노인병원이라 각기 다른 병세의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의료원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공공의료원 확충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공공의료원은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 4034개소의 5.4%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인 65.5%에 한참 밑도는 수치이다. 예산 또한 부족하다.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 중 공공의료부문 예산은 2018년 기준 59.9%로 평균 70%인 OECD 국가들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당장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전체 예산인 89조5766억원 중 공공의료 부문 예산은 1433억 원에 불과하다.
의료 양극화 해소를 통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공공의료원 건립은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시대 대비를 위해 국민들이 원하는 사안이다.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의료서비스를 공적 자원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비율이 22.2%에서 67.4%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같은 기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들은 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꼽았으며 그 해결방안으로 ‘지역 공공의료기관 확충 및 강화’라고 답했다.
울산시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에 힘입어 공공의료원 건립을 시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였다. 빠른 추진 속도로 공공의료원 건립에 윤곽이 잡히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았다.
바로 예비타당성 조사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사에는 해당 사업의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의료원의 경우 수익성이 낮으므로 경제성 항목을 통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으로 정부는 공공의료원 건립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에 포함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만 한다. 공공의료원은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공공의료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의료 공공성 확보와 국가적 재난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 그리고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울산의 인구 회복과 행복한 삶터 조성에 울산 공공의료원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살고 싶은 도시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아플 때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든든한 공공의료원. 바로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