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옥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뇌를 젊게 하려면 7가지를 명심하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첫째, 손을 많이 움직여라. 둘째, 간단한 계산을 빨리 연습하라. 셋째, 적당한 운동을 해라. 넷째, 스트레스를 받지 마라. 다섯째, 재미와 난이도가 있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라. 여섯째, 고립과 외로움은 뇌를 망가뜨린다. 일곱째, 컴퓨터와 TV는 피하라.
필자는 7가지 방법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목공(木工)활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취미로서의 목공활동은 재미와 난이도는 물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며, 손과 적당한 노동을 통해 심신의 건강,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자연스레 컴퓨터와 TV에서 멀어지게 되니 ‘뇌를 젊게 하려면 목공활동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목재의 우수성과 목재산업화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벌채된 목재도 잘 가꾸어진 숲과 마찬가지로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테르펜류(피톤치드)를 발산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신을 순화시켜준다. 대표적인 온실가스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한 몫을 담당할 수 있는 자연의 공기정화기이다.
목재는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자재로 각광 받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목재 펠릿과 구조용직교집성판(CLT) 목재가 대표적이다. 목재 펠릿은 재생 가능한 청정에너지원으로 ‘숲 가꾸기 사업’ 등으로 베어진 나무들을 파쇄·건조·압축하여 만든 연료이다. 목재 펠릿 1톤으로 원유 약 500L를 대체할 수 있고, 가격은 경유의 약 70% 수준이며,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구조용 직교 집성판(CLT, Cross-Laminated Timber)’ 목재는 넓은 집성판을 직각 방향으로 교차시켜 접착제로 여러 겹으로 다진 적층(積層) 목재로 내진과 내화, 단열성능도 탁월하다. 그런 장점 때문에 미래 건축산업의 떠오르는 자재로 부상하면서 초고층 목조건축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2019년에 완공한 노르웨이의 묘스타(18층, 높이 85.4m)가 대표적 건축물이다.
목재문화 체험의 가치와 시대적 요구
지난해 10월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우리는 숲을 가꾸고 목재 사용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기후변화협약의 권고 사항이기도 하다.
개인이 숲을 조성하고 가꾸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접하는 것들을 목재로 바꿔나가는 실천은 가능하다. 취미로 목공을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취목족’(=취미로 목공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수가 21만명을 넘어설 만큼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취미생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남구 옥동에 있는 남구 차오름센터 3층 목공실에는 많은 청소년들이 나무시계, 우드펜 등을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센터, 백화점 문화센터, 방과 후 수업 등 다양한 곳에서 체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목재의 사용을 확대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미 광주와 대전 그리고 많은 시·도에서는 목재문화체험장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목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생활 속의 다양한 목공 경험을 통해 목재문화의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울산시도 목재문화체험관의 건립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목재문화의 확산은 깨끗한 환경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우리의 시대적 소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