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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정-지금 울주는 메타버스에 탑승할 시간-20210827 경상일보



▲ 경민정 울산 울주군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요즘 여야 할 것 없이 내년에 있을 대선 경선으로 바쁜 모양새다. 필자는 울주군의회 비회기를 활용해 여의도 대선경선캠프에서 부대변인과 유튜브 방송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갑작스런 객지 생활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심하던 중 한강 즉석라면이 그토록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짬을 내어 나가 보았다. 봉지라면 한 개를 고르고 그릇과 날달걀을 구입한 다음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즉석조리기에 넣고 끓이니 3분 만에 먹음직스런 즉석 라면이 완성되었다. 일회용 그릇이라 환경문제가 마음에 걸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강뷰가 곁들여진 즉석라면 맛은 바쁜 객지 생활의 고단함을 잊기에 충분했다. ‘한강에서 라면 먹은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이렇게 신문지상에 길게 썰을 푸냐’ 싶겠지만 본뜻은 따로 있다. 이것이 현실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문을 연 편의점CU한강점이 바로 그것이다. 가상현실 속 편의점 1층에는 앞서 언급한 한강공원 인기 상품인 즉석라면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소비자는 현실제품을 가상으로 먼저 만나게 되고 요즘 말로 현질을 통해 실구매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이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면 실제 편의점에서 현실제품과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 교환권을 증정한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선 신제품 런칭에 이만한 게 있을까 싶다. 가상과 실제의 유능한 결합이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메타버스 붐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예비후보들은 민주당이 만들어놓은 가상공간에 각각 입주식을 마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국민과 소통할 준비를 마쳤다. 좀 웃픈 현실이긴 하지만 메타버스에서는 경제적인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 실제 지명을 그대로 본따 만든 가상의 부동산은 물론 유명 대형 건축물의 거래도 가능해서 이미 한국의 땅 값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으며 6만2000원에 중국인에게 팔린 청와대 땅은 몇 달 만에 1560만원까지 올랐다. 또한 3만원에 팔린 파리 에펠탑은 현재 170만원으로 거래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메타버스의 능력은 시공간 초월은 물론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기성세대들에겐 낯설기만한 사이버 세계가 10대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2030세대의 욕구 해소 창구가 되고 있다. 가상이 현실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권력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접점’을 메타버스 진출의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게 되면 이들이 분명 미래 잠재 고객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필자는 메타버스를 바라보며 울주를 떠올렸다. 울주군은 나름대로 적지 않은 예산을 홍보에 투입하고 있고 수십억원을 들인 영화제 및 축제를 수년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막상 타지인과 대화해 보면 울진군은 알아도 울주군은 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실제로 서울KTX역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에 오기까지 ‘울진군’ 홍보간판은 있어도 ‘울주군’을 소개하는 홍보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자잘한 것들이 모여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울진이 아니라 울주입니다”라고 거듭 설명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울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메타버스 속 가상현실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전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간절곳을,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은 영남알프스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전에 둔 반구대암각화를 메타버스를 통해 자유롭게 표현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현실과 직접 접목할 수 있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제시해보자. 울주엔 한강뷰 즉석라면보다 훨씬 기막힌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불필요한 물리적 이동이 완벽히 제거된 공간,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다채로운 신세계,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 속에서 울주를 펼쳐 보이자. 울주군을 전 세계인의 가상놀이터로 만드는 일부터 하자. 지금 울주는 메타버스에 탑승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