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내용 바로가기

임채오-열일곱 번째 쇠부리축제를 기다리며-20211001 경상일보



▲ 임채오 울산 북구의회 의장


달천철장을 보유한 울산 북구는 과거 2천년 동안 독창적인 제철문화인 ‘울산쇠부리’를 앞세워 한반도 철기문화의 요람이자 고대 동북아 철 생산의 원류로 이름을 떨쳐왔다. 울산쇠부리는 우리나라 쇠부리역사에서 가장 특징적이고 선진적인 쇠부리 기술문화를 보유했다.


특히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구충당 이의립 선생이 개발한 토철제련법으로 명실상부 한반도 철기문화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이처럼 찬란했던 울산쇠부리 문화는 현재 북구 달천동 산 20-1 일원에 위치한 달천철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철장은 철의 원료인 토철이나 철광석을 캐는 곳을 말하는데 우리 북구의 달천철장은 그 역사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3년 울산시 기념물 제40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북구청에서도 지난해부터는 2천년 동안 지속한 독창적 제철문화 ‘울산쇠부리’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기 위한 지역 최대 규모의 축제 ‘울산쇠부리축제’를 달천철장 현장 일원에서 개최하고 있다.


북구청 광장 일원에서 주로 펼쳐지던 축제를 한반도의 철기문화를 주도하던 쇠부리문화가 살아 숨 쉬는 달천철장 현장 일원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월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달천철장 일원에서 ‘이천년 철의 역사, 문화로 타오르다!’를 주제로, 그리고 ‘새롭게 타오르다! Let’s burn it up!’을 슬로건으로 ‘제17회 쇠부리축제’가 열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함께 진행하는 이번 축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축제 공간과 시간, 콘텐츠를 분산하고 주민의 일상과 함께하는 축제로 펼쳐진다.


달천철장 외에도 편백삼림욕장과 호계역, 감성갱도2020, 매곡천 등에서 쇠부리행사, 문화행사, 전시행사, 체험행사, 온라인행사 등으로 펼쳐져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가운데 달천철장 일원 제철실험장에서는 울산쇠부리 제철기술 복원실험과 타타타난장 공연 등이 이뤄지고 쇠부리대장간도 운영한다.


매곡천에서는 두두리난장 등 각종 타악 공연이 펼쳐지고, 편백삼림욕장과 달천철장, 호계역, 매곡천에서는 지역 예술가와 주민 예술동아리가 대거 참여하는 시민DIY 콘서트도 펼쳐진다. 감성갱도2020에서는 와이어아트전과 쇠부리체험존 등을 운영해 주민들을 맞이할 것이다.


축제장 곳곳에는 빛 조형물과 야외 전시물의 전시가 이뤄져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인터넷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서는 쇠부리체험키트 체험키트와 각종 온라인이벤트가 이뤄지고, 유튜브를 통해 행사들이 중계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갈수록 시름이 깊어 가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축제 개최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장소 분산과 소규모 및 온라인 개최와 철저한 거리두기 방역조치로 찬란한 쇠부리문화를 계승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물론, 다가오는 방역 단계에 따라 개최 여부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접종 대상도 확대되는 등 희망적인 부분도 있어 방역수칙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이행한다면 2천년간 지속해 온 우리 울산쇠부리의 역사성을 재조명할 수 있는 올해 쇠부리축제가 주민들에게 큰 힘을 선사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달천철장에는 조선 후기 달천철장을 재발견해 무쇠 제조법인 ‘쇠부리’ 기술을 개발, 왜란과 호란으로 피폐해진 조선을 부국강병의 길로 이끄는 데 크나 큰 공을 세운 인물인 구충당 이의립 선생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철강왕’ 이의립 선생의 동상을 마주할 때면 그가 과거 절대적인 제련법으로 조선의 부국강병을 이끌어낸 만큼 오늘날 우리 후손들의 번영과 안녕을 이끌어주지는 않을지 늘 기대가 커진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목청껏 외치지는 못하지만 과거 주민들과 함께 신명나게 어깨 들썩이며 부르던 그날의 불매소리를 회상하면서, 이번 축제 때는 선생의 동상 앞에서 마음으로나마 ‘쇠부리소리’를 힘껏 외쳐보고 싶다.


“불매 불매 불매야~ 불딱딱 불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