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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성-한글역사문화특구, 병영에서 출발해 중구 전역으로-20211008 경상일보



▲ 문희성 울산 중구의회 의원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결코 변치 않는 확고한 사실이 있다. 바로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백년이 넘고 천년이 넘은 목조건물이 지금까지 온전히 남아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선조들이 기초를 충실히 다졌기 때문이다.


집을 짓기 전, 건물이 들어설 땅과의 조화를 살피고 기둥이나 대들보처럼 기초공사를 충분히 한 끝에 구조물을 세웠다.


이처럼 기초가 튼튼해야 튼실한 구조물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은 불변의 가치와도 같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이 바로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기본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꼭 있어야 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런 기본에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는 말이 바로 ‘충실’이다. 우리는 어떤 대상이 허실 없이 알차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정의를 내리곤 한다.


건축에서 설계가 중요하듯, 행정에서 추진하는 사업 역시 기초와 기본이 되는 탄탄한 계획 수립이 가장 우선돼야 할 사안이다.


특히 행정은 다수의 주민과 시민, 더 나아가 국민 전체를 이롭게 하기 위한 공익적 가치를 더 하기 때문에 계획 수립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토대로 한 튼튼한 뼈대가 마련돼야 한다.


중구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글역사문화특구’ 추진사업 역시 짧게는 50년, 길게는 100년 앞을 내다보는 미래 핵심 먹거리 사업이기에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한글역사문화특구 추진을 앞두고 지금까지 추진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 내용을 눈여겨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구는 동쪽으로부터 외솔 최현배 선생 생가와 기념관, 경상좌도 병영성, 삼일사, 울산장대벌 천주교순교지가 위치해 있으며 고대 제방 축조공업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시관인 약사제방유적전시관(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28호)도 있다. 이어 울산왜성과 계변성, 읍성, 구강서원과 충의사, 울산동헌과 내아, 향교는 물론 최제우 유허지, 다운동 고분군, 차밭문화 등이 서쪽으로 이어지며 역사적 가치를 담은 문화유적이 장대히 포진돼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전국명소로 자리 잡은 태화강국가정원과 입화산 자연휴양림은 물론 울산시립미술관(건립 중) 등 새로운 현대적 관광자원 역시 자리잡고 있다.


비록 중구는 인근 남구나 북구 그리고 동구와 울주군처럼 여타 자치단체가 가진 제조업 중심의 대형사업체나 공장, 공단 등이 없어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이나 생산활동 측면에서 열악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갈 중요한 열쇠로 ‘관광’과 ‘문화’사업을 꼽을 수 있다.


즉 중구가 가진 고유한 역사문화자원에 정신과도 같은 ‘한글’을 더해 중구의 정체성을 재창조하고 관련 산업 육성과 기업 유치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한글역사문화특구 지정 공모사업 추진의 이유인 셈이다.


중구가 한글도시로서의 남다른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바로 ‘병영’이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이기 때문이란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한글역사문화특구를 병영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규정하기엔 사업의 규모나 미래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시각은 편협하고 공간은 좁기만 하다.


외솔 선생의 생가와 기념관이 위치한 병영지역을 한글역사문화특구의 기초가 되고 기본이 되는 토대로 삼되 중구가 가진 다양한 지리적 강점과 사회문화적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기본에 충실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특구 지정의 목적과 목표는 결국 사람을 불러 모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고 목표를 향해 쉼 없이 전진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기초를 튼튼히 쌓고 흔들림 없는 기본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행정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성패여부는 결국 이해당사자인 주민들로부터 이해와 배려를 얻고 이를 토대로 상호 유기적인 협조와 소통 아래 중도 포기 없이 달려가느냐에 달려있다. 주민들에게 이해를 얻고 배려를 이끌어 내는 열쇠가 공모사업 추진을 위해 수립된 기본 계획임을 명심해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


‘한글’에 중구가 가진 ‘역사’와 ‘문화’ 자원을 융합시켜 ‘중구’만이 가진 특색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춰야만 사상누각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특구지정 공모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가까운 미래, 한글역사문화특구가 중구를 나누고 쪼개는 원인이 아닌 우리 22만 구민 모두를 하나로 잇는 결과물로서 평가받길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