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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학-울산만화·웹툰진흥 조례가 갖는 의미와 역할-20211104 경상일보


▲ 손종학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만화책은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불량도서로 취급받으며 사회정화 활동 행사에 화형식 대상으로 취급받았다.


그랬던 만화가 인터넷 보급과 함께 2000년 한겨레신문 포털사이트에 웹툰이라는 단어가 최초 등장한 이후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괄목할 성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2019년 코로나 팬더믹 이후 다른 산업은 정체 혹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웹툰 산업은 연평균 7.2~9.2%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듯 각 대학마다 웹툰 관련과 설치가 붐을 타며 최근 2년 동안 전국적으로 14개 대학에 웹툰과가 설치되었으며 각 지자체는 웹툰글로벌센터, 웹툰캠퍼스, 체험관 설치 등 웹툰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만화·웹툰과 관련한 시장이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고 있음에도 울산은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애니원고등학교가 있고 한국 만화계의 대부로 대접받고 있는 박재동 화백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그가 주도하는 들꽃만화페스티발이 14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지만 동구와 울주군, 남구에 웹툰체험관 정도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대학에 관련 과가 없다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 진학을 위해서 외지로 나가야 되고 관련 산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으니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5년간 순유출 된 인구 6만614명 중에서 20대 인구감소폭이 가장 컸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지난 10월14일은 전국 최초로 지자체 차원에서 만화·웹툰 진흥 조례를 제정한 날이다. 이런 조례 제정 추진에 혹자는 이미 다른 시·도에서 다하고 있는 사업을 따라갈 필요가 있느냐고 하기도 하고 울산이 뛰어들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본 조례 추진을 주도한 필자로서는 동네에 갈비집이 많다고 갈비집 오픈이 때가 늦었다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문화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재생산되는 과정이다. 비록 울산이 후발주자인 것은 맞지만 다른 지자체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잘 분석하고 울산에 맞는 사업방향을 정하고 정책을 추진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의 문제다.


웹툰이 하나의 산업으로 급속도로 성장을 시작한 시점이 2013년 이후부터라고 하는데 아직 10년도 안된 시간이다. 더구나 관련 산업은 최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아직도 성장 중에 있다는 것이다. 2020년 1조에 달하는 전체 매출액이 2년 후인 2023년에는 1조 800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울산도 최근 울산만화웹툰협회 창립과 함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웹툰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조례 제정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근간을 만들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런 노력들의 결과물로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울산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가 나타나고 만화·웹툰 중심도시로 울산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날은 기대만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응원과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