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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대왕암 출렁다리가 보여준 가능성-20211116 울산매일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울산 최고 핫플레이스’ 돼 

주말마다 인파 몰려 ‘북새통’…지역 상권에 활력

‘조선업 도시’ 이미지 벗고 밝은 미래 만들어가길 



▲ 정용욱 울산 동구의회 의원


현대사회에서 사람뿐 아니라 도시, 기업, 국가 등이 가지는 이미지는 중요하다.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이미지는 막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이라는 도시는 ‘공업도시’,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60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다. 정부는 경제개발 5** 계획 추진과 함께 1962년 울산을 국가공업센터로 지정했다. 당시 울산은 인구 8만5,000명 정도의 전형적인 농어촌에 불과했는데, 이를 계기로 울산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3대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과 무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산업단지 개발이 울산에서 이뤄졌는가는 명확하진 않지만 항만개발에 유리한 수심과 큰 조수간만의 차이, 태화강 등을 이용한 공업용수 확보용이, 부산항과의 인접, 저렴한 지가 등과 같은 입지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에서도 동구는 ‘조선업 1번지’, ‘조선업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1973년 동구 미포만에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며 도시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산업구조상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대규모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울산 내에서 뿐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이 동구로 몰려왔다. 인구가 늘어나자 대단지 주거지가 형성되고, 현대중공업이 각종 문화·교육·예술 시설을 건립하면서 지금 동구의 모습이 갖춰졌다.

울산은 2007년부터는 9년간 전국에서 ‘개인소득 1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정도로 ‘산업도시’, ‘조선업 도시’라는 이미지는 자랑거리였다. 하지만 2015년 무렵 조선업 불황을 시작으로 울산 경제 침체가 찾아온 이후로는 미래 성장을 가로막는 큰 벽으로 작용했다. 울산시뿐만 아니라 5개 구·군이 본격적으로 관광산업에 눈을 돌렸는데, 수많은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 등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각인된 탓에 관광이라는 이미지로 옮겨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최근 동구가 관광도시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동구 대왕암공원에 조성된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다. 길이 303m, 폭 1.5m 규모의 울산 최초출렁다리로 지난 7월 15일 개장한 이후 11일 만에 방문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흥행세는 계속돼 개장 101일째에는 70만명을 돌파하며 울산에서 가장 핫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출렁다리 덕에 대왕암공원은 주말마다 전국 유명 관광지처럼 차량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룬다. 텅텅 비어있었던 대왕암공원 타워주차장은 꽉 찼고, 추가로 200면의 임시주차장을 설치했음에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관광객이 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출렁다리로 인한 관광 호재를 이어가기 위한 동구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슬도, 울산대교전망대 등 동구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지선버스(932번)가 운행을 시작했고, 대왕암공원 내 도로를 활용한 깡통열차 운행을 검토 중이다. 깡통열차는 4륜 오토바이나 전기자동차에 객차로 개조한 드럼통을 연결한 10인승 규모의 이동수단으로 제주도 쇠소깍과 포항 호미곶광장 등에서 운행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는 민간자본 545억원 규모의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선다. 대왕암공원 일원과 맞은편 고늘지구 내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인근을 잇는 1.5㎞ 구간이다. 케이블카 옆 일산해수욕장 위로는 집라인(연장 0.94km)도 같은 시기에 개통된다.

동구는 조선업 불황을 겪으면서 조선업에 치중된 산업 구조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지역 곳곳에서 변화의 목소리가 커졌다. 출렁다리가 준 가능성은 기회다. 행정뿐만 아니라 정치권, 그리고 주민들까지 동구를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기회를 잘 잡아 불가능할 것 같아 보였던 ‘산업도시’, ‘조선업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동구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