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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호-울산혁신도시의 ‘시나브로’ 성장-20211207 경상일보



▲ 안영호 울산 중구의회 의원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혁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종가로에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조명이 불을 밝혔다. 종가로에 마련된 8.4㎞의 빛거리를 달리다 보면 잠시나마 코로나 일상의 무거움을 잊고 ‘내년엔 좀 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지역상권 활성을 목표로 혁신도시 이전 공기업과 중구청이 합심해 추진 중인 빛거리 조성사업도 벌써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는 규모를 조금 더 키워 전국 최장 거리에 경관조명을 설치했다고 하니 혁신도시를 찾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위로와 위안을 주길 바래본다.


울산혁신도시가 준공 5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들리는 소식은 ‘반쪽짜리 상권’ ‘지지부진한 신세계 사업’ ‘정주여건 부족’ 등과 같은 부정적인 내용뿐이다. 중구는 물론 울산에 미래 성장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혁신도시가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지만 울산혁신도시는 느린 걸음으로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혁신도시에 마련된 지식산업센터 2곳이다.


지난 2016년 분양승인이 난 세영이노세븐 지식산업센터는 수년째 입주가 미뤄져 오다 최근 98개호실에 입주승인이 났고, 이미 45개 업체가 입주를 완료했다. 2018년 분양승인이 난 혁신비즈니스 지식산업센터 역시 156개 호실에 입주승인이 이뤄지고, 40개 기업이 입주를 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지식산업센터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유동인구 증가로 주변상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혁신도시 입장에서는 고마운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식산업센터가 위치한 장현동 일원과 성안동 주변에는 점심시간이면 최근 각기 다른 근무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하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상권이 점차 나아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가용용지로 방치돼 왔던 클러스터부지 역시 잇따른 개발호재 소식에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2만2550㎡규모의 클러스터2-1부지는 최근 동원교육문화재단에서 울산시에 울산고등학교 이전 신축부지로 사용을 요청해 지금 울산시와 국토부 등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로타리 인근 클러스터9-1·2부지는 청남의료재단이 1205병상 규모의 의료복합타운 건립계획을 밝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청남의료재단은 이 부지에 재활전문병원과 암 전문센터, 3~4개의 병원이 함께 들어서는 의료복합타운으로 조성할 것으로 알려져 이를 통해 1200여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이 주도하고 있는 수소경제를 이끌 전초기지로 혁신도시가 거론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울산시는 건설기계부품연구원 분원 유치를 혁신도시 클러스터9-4부지에 추진, 확정단계다. 인근 장현첨단산업단지에는 수소 건설·산업기계 기업을 집적화시켜 전문 단지로 육성시킨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신축 이전 가능성과 정부지방합동청사 유치, 행복주택 건립 등도 장기적 발전가능성에 호재로 작용하는 등 울산혁신도시는 그동안의 족쇄를 벗고 지역발전의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도시철도, 즉 트램 구축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혁신도시와 구도심의 연결고리도 마련돼 교통편의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중심상업지구에 우두커니 남은 신세계 부지의 ‘구체적 상업시설 개발’과 우리 중구가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장현지구 일원의 ‘도심융합특구지정’이다. 신세계가 백화점 수준의 제대로 된 상업시설을 세워주고, 정부의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 도심융합특구가 지정되면 울산혁신도시의 미래 100년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시나브로’는 ‘모르는 사이 조금씩 조금씩’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울산혁신도시는 그동안 시나브로 ‘퇴보 아닌 진보’ 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제 혁신도시가 중구번영의 동력, 울산융성의 초석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행정과 지역 정치권, 시민 모두가 관심과 애정으로 혁신도시의 ‘시나브로’ 성장에 마음 모아 응원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