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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근-이제 중구도 제대로 된 공원이 필요하다-20211227 경상일보



▲ 김지근 울산시 중구의회 의장


중국 진나라 때, 어떤 어부가 길을 잃어 낯선 곳에 이르렀는데 복숭아 꽃 만발한 아름다운 숲속에서 사람들이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후 사람들은 그곳을 ‘무릉도원’이라 불렀는데 오늘날에 이르러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곳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우리는 흔히 멋진 풍광을 간직한 자연을 마주하면 “이곳이 무릉도원”이라며 동경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일상에 지칠 때면 산과 바다 등 자연 속 자신만의 무릉도원을 찾아 떠난다. 결국 도시에 살아가는 대다수 현대인들은 메마른 감정을 위로하고 여유로운 삶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자주 숲과 산 등 자연공간을 찾아 우리가 잃어버린 원초적 순수함을 찾을 필요가 있다. 어쩌면 도심 속에 끊임없이 공원을 만들고 정원을 가꾸는 것도 인간이 가진 이런 원초적 욕구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국의 유명한 원예사이자 정원디자이너인 거트루드 지킬(1843~1932)은 “정원은 위대한 스승이다. 인내와 신중함, 근면과 검소, 그리고 무엇보다 전적인 신뢰를 가르친다”는 말로 정원가꾸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작은 화초 하나라도 길러본 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정원을 가꾸는 일은 노동의 고귀함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워 준다. 땀 흘려 심은 화초나 씨앗이 싱그러움을 품고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신비로움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중구 역시 정원도시를 표방하며 최근 ‘중구 그린분야 종합계획’을 수립, 장기적인 공원녹지산림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공원 조성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부분이다. 중구는 공원조성면적이 123만9000㎡, 주민 1인당 조성면적은 5.65㎡로 울산 5개 구·군 가운데 인근 북구와 함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원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앞으로의 정책방안에도 반드시 공원 확충 계획이 담겨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중구는 단기적 개발 전략으로 공룡발자국공원과 소바우공원을 연결시켜 공원을 확장시켜나가는 22만평 규모의 무지공원 조성 계획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그동안 거론만 되어 왔던 ‘함월대공원’ 조성사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울산혁신도시에서 성안동에 이르는 함월산 일원을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 인근 공룡발자국공원-태화연오토캠핑장-입화산자연휴양림-태화강국가정원을 잇는 그야말로 ‘정원과 공원의 연결로(路)’를 만들어 주민들에게는 일상 속 쉼터로, 관광객들에게는 ‘정원도시 중구’의 상징성을 부여해야 한다.


중구도 이제 공원다운 공원이 필요하다. 해마다 1억원 미만의 예산을 들여 주택가에 크고 작은 공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계획 아래 ‘진짜 제대로 된’ 공원 하나쯤은 가져야 한다. 그 단초가 바로 함월대공원이다. 아울러 함월대공원에는 공룡이나 국가정원처럼 우리 중구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테마를 활용해 다양한 편의와 유희시설을 갖춘 관광자원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제주의 공룡랜드와 고성의 공룡엑스포공원를 능가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갖추고 원시자원을 그대로 재현, 탐험과 놀이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자연스레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민자유치를 통해 조성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마련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중구가 향후 50년, 미래 100년을 관통하는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나의 훌륭한 도시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건축물도 중요하고 자연환경도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도시를 완성하는 것은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느냐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삶을 담아내는 도시야말로 훌륭한 도시이자 성공한 도시가 될 수 있다. 공원을 통해 우리 주민들이 일상 속 여유를 되찾고, 많은 관광객들의 삶을 위로하는 쉼터로 자리 잡는다면 결국 우리 중구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 그 자체가 되지 않을까? 이제 중구도 ‘진짜 제대로 된 공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