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채오 울산북구의회 의장
울동주택지구 입주민의 숙원사업 ‘초등학교 신설’ 확정
주민·학교 상생할 수 있도록 ‘다목적체육관’ 건립 필요
개교까지 주민 의견 관련기관에 적극 전달해 힘 보탤 것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모든 국가의 기초가 그 나라 젊은이들의 교육에 있다고 했다. 사회의 근간을 이룰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러한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와 교육환경의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 북구에는 산업화와 지역 개발에 따른 학생 수의 급증과 급감으로 학교와 교육환경이 다른 곳에 비해 매우 열악한 곳이 적지 않다. 효문동에 위치한 율동공공주택지구도 학교 신설 민원이 이어지는 곳이다. 율동지구에는 효문 코오롱하늘채 아파트에 858세대가 거주 중이며, 2025년까지 2,44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걸어서 통학 가능한 초등학교가 없어 입주민 및 입주예정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지역 학생들은 2020년 2월 연암초 효문분교가 폐교됨에 따라 약 2km 거리의 양정초등학교로 등·하교 중인데 이곳을 지나는 산업단지의 대형 화물차들의 통행이 적지 않아 안전을 위협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부모들은 매일같이 노심초사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울산시교육청에서 통학 차량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어차피 상당한 거리의 이동은 불가피한 것이어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는 없었다.
코오롱하늘채 입주민과 율동지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그동안 주민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교육감 등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학교 신설의 필요성을 읍소해 왔다. 올 초 율동지구 초등학교 예정부지에서 열린 학교신설 촉구 집회에서는 초등신설 추진위 및 학부모들이 주민 염원을 담은 탄원서를 들고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한목소리로 호소했다.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들까지 함께 나와 외치는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들의 간절한 염원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현실화된 것인지 율동지구 및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초등학교 신설이 마침내 1월 27일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율동지구에는 202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효문동 산 30 일원에 병설유치원을 포함한 총 36학급의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며, 건설비용 상당 부분은 교육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학교 신설은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양정초의 과밀학급도 해소하는 등 지역 초등학생들의 교육환경을 크게 개선시킬 마중물이 될 것이다. 학교 신설이 확정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 율동지구 초등학교 신설 추진위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께 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학교 신설 결정이라는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지만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고민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효문초 교명 승계에 대한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1945년 양정공립초등학교로 학교 설립 인가를 받아 그해 6월 효문동에 문을 연 효문초는 2020년 2월까지 모두 4,81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뒤 폐교가 되고 말았다. 산업화로 인한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재학생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었다. 효문동 주민과 총동문회는 효문초 폐교를 전후로 율동지구에 학교를 신설할 것을 적극 주장하는 한편, 이 학교가 전통 있는 효문초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폐교로 인한 동문의 아픔을 보듬으면서 지역 인재 육성의 요람이자 산실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해 왔다. 동문회를 비롯한 주민 모두의 염원으로 학교 신설이 결정된 만큼 울산시교육청에서도 하루빨리 법적 근거와 절차를 검토해 후학 양성을 위해 효문초 학교 부지를 기증한 김인달님의 정신이 계승되도록 교명 승계에 적극 노력해 줄 것을 희망한다.
더불어 학교 건립 시에는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주민·학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인데, 필자는 초등학교 내에 주민개방형 다목적체육관을 건립하는 것이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보고 적극 제안하고 싶다. 체육관은 학생들의 원활한 체육활동과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한다면 다양한 문화공간이 부족한 지역 주민의 생활체육 복리 증진과 문화생활 향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개방형 다목적 학교 체육관 건립 지원 공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에 이를 적극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3월 개교까지는 3년여가 남았다. 개교를 위해 밟아야 할 과정과 절차에서 신중함을 유지하며 심사숙고해야 하는데, 특히 울산시교육청에서는 애민행정으로 초등학교 신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만큼 주민의 목소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 주길 희망한다. 필자도 그동안의 주민 노력과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개교에 이르기까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관련 기관에 적극적으로 전달해 힘을 보탤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