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매년 3월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인류 생존과 번영의 필수 자원인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세계 국가·국제기구·민간단체의 협력을 호소하기 위해 1992년 제47차 UN 총회에서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선포하고 이듬해인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앞선 1990년부터 7월1일을 ‘물의 날’로 정해 행사를 개최하다가, UN이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자 이에 따라 1995년부터는 3월22일을 ‘물의 날’로 지정해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물은 생명이다. 물은 우리 몸을 이루는 근간이자 식량을 키우고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그 양은 한정돼 있어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인 40억명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 국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강수량은 풍부하지만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고, 계절별로 강수량의 편차가 심해 수자원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물 부족은 여러 가지 위기를 야기한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는 산불도 물 부족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물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수자원 개발과 상수도 확충 등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물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이상 기온 등의 현상이 늘어나면서 물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수도꼭지만 돌리면 나오는 물이 언제라도 멈출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제 물을 ‘물 쓰듯이’ 하던 시대는 지났다.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의 삶을 위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물 부족 사태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물 관리를 일원화하고 유역 물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또 깨끗한 수돗물 공급 및 수질개선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등 다양한 물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우리가 처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을 지키기 위해서는 ‘물을 아끼는 습관’과 더불어 ‘물을 오염시키지 않으려는 실천’이 중요하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환경 파괴 및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함께 물 사랑 실천에 앞장서길 바라면서 개인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물 절약, 수질오염 방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물은 반드시 받아서 사용하기. 세안할 때 수도꼭지를 틀어 놓으면 1분당 11~18ℓ의 물이 낭비된다. 설거지를 할 때도 큰 통에 물을 받아쓰면 물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둘째, 국 종류는 꼭 먹을 만큼만 조리하고 폐식용유는 휴지로 닦아 내기. 찌개 같은 음식과 폐식용유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셋째, 빨래는 모아서 하고 세제를 부을 때는 측정 컵 사용하기. 세제에 포함된 화학성분은 하수구를 통해 강으로 흘러들어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넷째, 변기 및 수도꼭지 절수형 제품 사용하기. 절수형 제품을 쓸 경우 일반 제품 대비 절반 이상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등 과학기술이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다고 해도, 물이 없다면 모든 것은 허사가 된다. 인류의 생존과 문명의 기반은 물이며, 물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할 수 없지만 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며 물을 아낄 수 있는 소소한 실천들을 습관으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 노력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