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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완-메타버스와 행정의 만남,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20220411 울산매일


▲ 박태완 울산광역시 중구청장


요즘 사회 화두 ‘메타버스’,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아

중구, 메타버스 활용한 행사·간부 회의·교육 등으로

‘메타버스-행정’ 만남이 그려낼 새로운 미래 기대해 


얼마 전 지역 청년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현실이 아닌, 바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말이다. 개성이 넘치는 분신(아바타)을 통해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의 고민과 꿈에 대해 듣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의 기회가 줄어든 요즘, 청년들과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화를 마치고 컴퓨터를 덮으면서 메타버스가 가져오고 있는 변화와 달라질 미래상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몇년 전만 해도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이 입에 오르내렸다면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는 단연 ‘메타버스’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 또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와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타인과 교류하면서 경제·사회·문화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이 새로운 세상은 시공간의 제약과 물리 법칙에서 자유로우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메타버스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개념이 아니다. 메타버스의 개념은 30년 전, 공상 과학 작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한다. 이후 각종 영화의 소재로도 활용됐는데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매트릭스’다. 영화 속에서 인류는 인공지능이 정교하게 재현한 가상세계를 현실로 여기면서 살아간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메타버스는 상상력의 산물이었지만, 이제는 그 세상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IT 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신기하고 흥미로운 기술이 아닌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한 데 이어 최근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메타버스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한 것도 메타버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한다.

여기에 코로나19는 메타버스의 영역 확장을 가속화 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메타버스로 신입생 비대면 입학식을 개최하고, 일부 새싹기업(스타트업)들은 기존 사무실을 없애고 메타버스로 출퇴근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국회에서는 최근 메타버스진흥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행정에도 메타버스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국의 여러 지자체는 ‘메타버스 도시’를 표방하며 저마다의 청사진을 그리는 중이다.

우리 중구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울산 최초로 메타버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대면·비대면 행사를 겸한 형태로 ‘워터버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낯선 도전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분신을 활용해 중구 원도심을 구현한 가상공간 속에서 큰애기 상점가와 태화루, 울산동헌 등 지역 명소를 마음껏 누비고 다니며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이 밖에도 메타버스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 교육을 실시하고, 지난 3월 초부터는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게더타운’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간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세계를 향해 이제 막 한걸음을 뗐을 뿐이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메타버스로 다양한 행정 및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편의와 삶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지역 문화 관광 명소와 각종 행사·축제 홍보, 산업 활성화 등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을 조금만 더하면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보수적인 공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 특히 간부들부터 나서서 그 개념을 익히고 친숙해져야 한다. 또 메타버스를 행정의 어느 부분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필요하다. 미래 기술에 대한 통찰력과 경험을 쌓는 것도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라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은 추후 큰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메타버스와 행정의 만남이 그려낼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