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권 북구청장
세월호 8주기를 맞이하여 다시 한번 우리 지역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세월호와 같은 대규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법령상 제도개편을 꾸준히 해왔으나 안전과 재난에 대한 대비책은 여전히 미흡한 게 현실이다.
안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고가 난 뒤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도 사고 발생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와 사회에 돌아가고 아픈 기억으로 남아 쉽사리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가안전 대진단과 함께 안전 캠페인, 국민안전 다짐대회 등 다양한 안전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안전에는 무엇보다 체계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발생한 안전사고와 재난에 대한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예측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예측작업을 통해 시스템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으면 안전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고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전에 발생한 사고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문제점을 파악해서 안전사고에 대한 매뉴얼을 실제 사고현장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사고 발생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사전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후의 신속대처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 안전사고는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예방 시스템을 하나하나 갖추어 나가야 한다. 안전한 사회는 이렇게 작은 노력들이 한 곳으로 모일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올해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됨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는 조직의 안전에 대한 인식저하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일어날 수 있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구성원 모두에게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면서 경각심도 심어주기 위한 교육과 함께 운영 매뉴얼 등 조직 내부에서 조치해야 할 사항들을 하나하나 챙겨 나가고 있다. 조직 내 안전사고는 구성원들의 사기와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고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체계적 시스템 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현장 행정이다. 현장을 모르고 만든 시스템과 매뉴얼은 하나의 자료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한 현장점검이 필요하다. 만일 현장점검 결과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면 즉각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나중으로 미루다 보면 그사이에 안전사고가 발생해 큰 재앙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기적 안전점검도 내실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가안전 대진단과 함께 주민들이 사용하는 각종 시설물에 대한 정기점검을 통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제대로 작동은 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규모 기업체 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체는 내부적으로 안전 및 보건관리자의 도움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수시점검을 통해 안전한 근로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기업에서는 그렇게 할만한 여력이 모자란다. 이렇게 부족한 부분은 지역사회에서 조금씩 채워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은 개별 기업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안전문화 운동 및 기업체 안전시스템 구축 지원 등 안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지역에서 추진되기를 소망한다. 그래야만 안전사고에서 자유롭고 가족들이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