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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성-'스포츠 코디네이터'를 통해 지역 청년의 스포츠참여 독려하자-20220614 울산매일


▲ 문희성 울산시 중구의회 의원(의회운영위원장)

주 52시간제 시행,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벨, Work-life balance) 개념의 대두 등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사회적인 변화와 함께 취미 및 여가활동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특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스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일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6시간, 휴일 5.8시간, 평균 여가비용은 13만 원으로 나타난다. 여가활동을 유형별(1순위 기준)로 살펴보면 휴식활동(62.2%), 취미·오락활동(21.1%)을 제외한 부분에서 스포츠 관련 활동이 9.2%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2021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생활권 주변 체육시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0.4%이고, 공공체육시설이나 민간체육시설 등 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비율은 29.1%이다. 비이용 이유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응답이 57.7%로 제일 많았지만, 체육시설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12.4%), 거리가 멀어서(8.1%), 시설이용료가 비싸서(7.6%) 등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싶지만 여건상 이용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꽤 많았다.


이 지점에서 질문이 떠오른다. 누군가 내 스포츠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면 어떨까? 내 체력 상태와 지역 여건, 생활 패턴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지 조언해주고 관리해주는 비서같은 '스포츠 코디네이터'가 있다면?


현재 대한체육회에서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의 도움을 받아 각 지역체육회에 학교스포츠클럽 코디네이터를 두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코디네이터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지원하고, 학교체육활성화에 필요한 행정 보조를 하는 등 청소년들의 체육활동을 위한 지원을 하지만, 2030 청년들을 위한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청년기는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시기다. 그래서 '청년의 건강 문제'는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역설적인 단어의 조합처럼 보인다. 그동안 사회적 취약계층인 노인, 장애인, 아동, 여성의 건강 문제 등으로 청년 건강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청년들의 건강 지표가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21세기들어 청년 1인가구의 비율이 대폭 증가하며 동반되는 사회적 문제 가운데 청년 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정치권 등 사회에서도 '청년의 건강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현재 대한민국 체육자원은 중고등학교에 집중돼있고, 특히 2030 청년들이 소외돼 있다. 체육회가 생활반경 주변 인프라를 제대로 파악하고, 학교 운동장 등 교육부, 민간체육시설 등 타 조직과 유기적으로 협조한다면 더 효율적인 체육자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운동하는 체육 동호회 활동에 대한 수요도 많은데, 스포츠 코디네이터가 동호회 현황을 파악해 개개인에 알맞는 동호회를 연결해준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시간이 없어서 체육활동을 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청년의 비율이 57.7%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청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월 평균소득이 높을수록 하루 중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의 비중이 높다고 한다. 뒤집어 말하면 월 평균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청년의 경우 사회적 관계 형성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체육활동 동반자 조사에 따르면 체육활동을 혼자 하는 경우는 35.4%이고, 나머지는 친구나 가족, 동호회 회원이나 직장동료 등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과 연대해 함께하는 운동의 효과는 동기부여, 스포츠 활동 지속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 소득문제가 사회구조의 문제로서 해결할 수 없다면 스포츠 바우처 제도 등을 통해 운동을 하고 싶지만 여유가 없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근 독거노인과 관련된 문제라고만 인식됐던 고독사가 2030 청년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다. 청년의 불안한 노동과 저임금, 주거 빈곤과 주거 불안정 등으로 인해 청년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복지란 거창한 게 아니다. 스포츠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지역 내 돌봄(caring)과 공동체(community)의 기능을 수행한다면, 우리 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