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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학-우리는 더불어 사는 시민입니다-울산제일일보2019.1.30

우리는 더불어 사는 시민입니다
-울산제일일보 오피니언 [의정단상]2019.1.30

손종학 울산시의회 의원

 

아뿔싸!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화재가 또 발생했습니다. 설 대목을 일주일 남짓 앞둔 24일 이른 새벽,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소매동이 모두 불에 타서 무너져 내린 대형 화재였습니다. 다행히 장사가 끝나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3년 전에도 추석 대목을 불과 엿새 앞둔 9월 8일 저녁, 이번에 불이 난 수산물 소매동 바로 옆에 있는 종합식품동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때는 49개 점포 중 4개 점포가 소방서 추산 2천400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습니다. 비슷한 화재가 되풀이되다니 안타깝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화재에 대한 경각심 부족 때문이 아니었나 하고 걱정이 됩니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수산물소매동이 전소하는 바람에 78개 소매점포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곳은 횟집, 생선과 고래고기 등을 판매하는 점포 78개가 영업하던 곳입니다. 소방서 추산 재산피해만 부동산 5억7천만원, 동산 7억8천만 원을 합쳐 13억5천만원이나 됩니다.
상인들은 가게마다 물건 값만 수천만 원대이고, 냉장고 등 집기류까지 포함하면 최소 1억원 넘게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합니다. 상인들도 어려워졌지만, 횟집에서 횟감을 뜨던 이른바 ‘칼잡이’ 18명과 점포에서 일하던 일용직 근로자 40여 명은 보상금 한 푼 못 받은 채 생계터전을 하루아침에 잃고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시의원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 현장 지원센터를 찾아와 “요즘은 일용직 일자리 찾기도 어렵다”며 한나절이나 붙잡고 하소연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또, 수십 년 가까이 횟집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이 가게가 내 전재산”이라며 “남편 돌아가신 후 혼자서 해 왔는데 불에 다 타버렸으니 이제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저를 붙잡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울산시에서는 이분들이 30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임시영업장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준비가 덜 되고 추워서 그런지 손님이 예전 같지 않아서 무척 어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행정이 나서서 지원한다 해도 역부족입니다. 시민 여러분께 성금을 내시라는 염치없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화재로 망연자실한 상인들은 재기를 위한 용기를 잃고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 손잡고 시민정신을 발휘합시다. 시민들의 작은 정성과 관심이 있으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정성스런 마음이 모이면 불의의 화재로 시름에 잠긴 상인들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엎드려 부탁드립니다. 이번 설 명절 제수는 단 한번이라도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가 상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그분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 안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너와 나가 아닌 함께하는 시민입니다.
길이 멀어 오시지 못한다면 올 설날 제수 준비는 편리한 대형마트 말고 전통시장을 이용해 주십시오. 어려울 때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진정한 시민정신입니다. 거듭 부탁드리건대, 어려울 때 돕고 사는 울산사람 기질 한번 똑 부러지게 보여줍시다. 설 명절, 가족·친지와 행복하게 보내십시오.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