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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언-국민과 국가를 위한 공생과 공존의 정치-울산매일 2019.3.31

국민과 국가를 위한 공생과 공존의 정치
-울산매일 오피니언 [자치시대]2019.3.31

 

-여야․좌우 대립 첨예한 한국 민주주의

-통합․타협보단 대립․분열의 정치현실

-공존․공생 통한 국가발전 이뤄나가야

이주언 울산 북구의회 의장

 

프랑스의 정치제도 중 코아비타시옹(cohabitation)이라는 용어가 있다. co(함께)와 habitation(거주)이 합성된 프랑스어로 동거를 뜻하는 의미이지만 프랑스 정치사에서 보수와 진보가 신뢰를 바탕으로 공존․공생하는 정권을 의미한다.

  정치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프랑스에서는 좌익이든 우익이든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정치지도자를 국민들이 매우 추앙한다. 반면 파시즘, 나치즘에 동조했던 전체주의자들은 정치권 내부에서조차 철저하게 정권에서 배제시키고 협력과 타협을 거부한다. 이러한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좌익이든, 우익이든 국가에 헌신하면 국민적 추앙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비서구권에서 예외적으로 놀라운 발전 과정을 거쳤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특수한 역사적 흐름으로 여야와 좌우의 첨예한 대립은 익숙한 상황이 돼버렸다. 민주주의 제도 특성상 이념간 대립하는 상황이 꾸준히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합의점을 찾기 위한 통합과 타협보다는 대립과 분열이 더 많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권위주의로 무장하여 편견과 배척으로 인류를 지배했던 전체주의는 평화를 갈망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퇴락했고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했던 군사정권시절도 국민의 자유 민주의 열망으로 일어난 민주화 운동으로 무너졌다. 개혁민주세력이 군부독재의 거악과 싸우면서 이룩해낸 민주주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뭉근한 습성이 있다는 점은 필자도 동의하면서 여야 서로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요구하고 싶다.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 점점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엄중한 잣대에 맞추어 정치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또다시 부끄러운 정치사를 써야할 것이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지금 현재 어떠한 정치적 이념을 가지고 있든 과거의 100년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희망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공존과 협력을 해야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견해에 대해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숙한 정치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토론과 타협으로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선진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서로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가장 적합한 대안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올바른 토론 문화를 형성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야의 의지와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데 무엇보다 여야의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가 중요하다. 토론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 방법으로 매 정책마다 최고의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의 토론과 협력의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는 말처럼 얼핏 보면 쉽게 흘러가는 듯한 의사결정 과정이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진척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 문제적 요소는 세부사항 속에 숨어있으므로 불확실한 미래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철저하게 풀어나가는 지혜의 소통이 필요하다.

퇴행적 행태의 정치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철저한 자기성찰, 냉철한 검증, 확실한 대안을 찾아서 실수하지 않는 정치를 펼쳐야 부끄러운 과거로의 회귀를 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의 코아비타시옹처럼 공존과 공생을 통해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며 이념간의 협력과 타협을 이루면 국민이 원하는 세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