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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두-음력 정월을 음미하며-울산광역매일 20200127

음력 정월을 음미하며

울산광역매일 2020.1.27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음력 정월은 한국인들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월에 어머니들이 장독대에 맑은 물을 떠놓고 천지신명께 집안의 무사안녕을 빌었다. `민족의 대 명절`이라고 불리는 우리고유의 설 명절도 정월 초하루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설 명절과 새해를 맞이해왔다.

 

옛 기록에 의하면 음력 정월 초하루는  원일, 원단, 원신, 원조, 정조, 세수, 세초, 연두, 연수, 연시하고도 했는데 모두 한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들이다. 설의 유래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간다`는 뜻으로 새해 첫날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게 해달라`는 바램에서 연유했다는 견해도 있고 또 `한해를 새로 세운다`는 뜻의 `서다`에서 생겼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설`이라는 말이 17세기 문헌에 `나이`를 뜻하는 말로 쓰여 진 것으로 보아 `나이를  하나 더 먹는 날` 의 의미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설에 관한 기록은 삼국시대에서 나온다. 삼국사기에는 서기 261년 백제에서 설맞이 행사를 했으며, 신라에서도 651년 정월 초 하루날 왕이 조원 전에 나와 문무백관들의 새해 축하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양력을 설의 기준을 삼으라는 강제정책 때문에 고유 명절인 설이 잠시 움츠러들긴 했으나 민족 고유의 혼을 말살 할 순 없었다. 민가에선 여전이 `음력설`이 지켜졌다. 이러한 정책이 광복 후에도 이어져 양력설에 3일씩 공휴일로 삼았으나 음력설이 더 강성해 오히려 2중과세 문제만 대두됐다. 1985년 `민속의 날` 로 정해져 설날이 정식으로 공휴일이 된데 이어 귀향인파가 늘어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설날로 정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부터 설에는 궁궐에서도 임금과 왕세자, 문무백관 등이 모두 모여 북쪽을 향하해 `망궐례`라는 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정월 초하루 새벽에 종묘에서 임금이 큰 제사를 올린 것이다. 백성들도 조상님들을 위해 제례를 지내며 가족들의 편안과 부귀영화를 빌었다. 또 `설 빔`이라고 하여 가족들과 어른들, 어린이에게 새 옷을 손수지어 입히기도 했다. 음식으로는 떡국을 끓여 설날 아침에 먹는 것이 대표적 예다. 차례 상에도 떡국을 차리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가족과 친지들이 마주앉아 덕담을 나누고 위 아래 사람들이 서로 세배를 드리는 것도 설 명절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풍습이다. 요즘에는 이런 문화가 거의 사라졌지만 명절을 통해 엣 어른들이 효와 예, 충, 의를 중히 여겼던 소중한 뜻과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봐야 한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일 이외 나이 속에서 좀 더 성숙해지며 사람의 맑은 향기가 더욱 짙게 채워지고 느껴지는 자신을 다져가는 마음과 정신이 한층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나무가 오랜 세월의 풍광을 견디며 오래도록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있듯이 집안대대로 이어지는 가풍과 내력으로 조상님들의 정신을 되**며 집안의 뿌리와 역사의 소중함을 함께 느껴보는 뜻깊은 명절이 되어야 한다. 또 나이가 드신 부모나 일가친지들을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이것이 참교육이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과 인생의 현장이며 실천하는 모습이다. 우리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예절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부분들을 사람으로서 지키고, 배우고, 전하면서 기본예의와 공공 질서의 소중함과 이해와 배려, 나눔을 행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생활 문화의식을 함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지성인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전해지는 새시풍속에는 어른들의 지혜와 공동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이를 배우도록 정신문화가 포함돼 있기에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민족의 혼이란 바로 이런 전통문화와 선조들이 남겨준 정신과 신뢰, 정의, 正道가 어우러져 형성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혼탁한 습관이나 생활상들이 기본 틀에서 벗어나고 인격 존중이 무너지며 타협적이기보다는 이기적으로 변모해버린 현실들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들인가. 누구를 탓하기보다 자신부터 개선하고 잘못을 스스로 인식하며 `모두가 내 탓`이라고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해를 맞아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모가 나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각이 없는 유연함으로 변해야 한다는 설 명절의 의미를 말한다. 그렇다면 세월의 흐름 앞에 우리는 자신을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지 뒤 돌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