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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언-협치 행정을 아시나요?-울산매일 20200308

[자치시대] 협치 행정을 아시나요?

울산매일 2020.03.08

이주언 북구의회 의장

시민의 정책 참여·의제 발굴도 협치 행정의 하나이며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할 때 더 효과적인 결과 나와
과감한 혁신 위해서라도 너나없이 생활속에 녹아내야

 

요즘 언론 등 곳곳에서 최신 트렌드처럼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협치’의 정확한 의미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협치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협치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것일까.

협치는 영어로 ‘governance(거버넌스)’라고 한다. ‘무엇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소통과 공감대 조성을 먼저 하겠다’라는 뜻이다. 즉 지역을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인 주민, 지역단체, 기업 등을 정책과정 전반에 참여시켜 정책과정 초기부터 함께 문제를 살피고 머리를 맞대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이 시대 화제의 키워드 ‘협치 행정’은 왜 중요한 것일까. 협치 행정은 주민 참여와 주민 주권을 실현하는 것이며, 2020년 행정이 나아가야 할 핵심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미 핀란드와 스페인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협치 행정으로 주민 참여를 통한 행정 혁신을 이루고 있다.

핀란드는 헬싱키 시청에 ‘도시 디자이너’를 별도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 사회와의 협치를 통해 ‘건강한 학교 급식제도’를 포함한 도시의 공공서비스를 함께 해결하였다.

또한 스페인 마드리드 시는 시민이 직접 정책과 입법 제안을 할 수 있게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플랫폼이 많지만 확연한 차이점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것이다.

마드리드는 유권자의 1%가 온라인으로 서명한 의견을 주민투표에 부쳐 과반이 동의할 시, 실제 정책이나 입법에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스페인의 환승대중교통티켓 서비스 도입도 시민이 최초로 제안하여 실현된 사례이다.

또한 일본 미타카 시는 마을의 정책 결정을 위해 주민토론회를 열 때 주민 일부를 무작위로 선발하여 정책결정협의체 구성원으로 참여시킨다.

이는 직접적으로 협치 행정 참여를 유도하고 침묵하는 다수의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협치 행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협치 행정의 시작을 알렸고, 날로 주민 의식은 성장하고 정책에 대한 참여 욕구는 커졌다. 이제 국회, 서울시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곳곳에서도 협치 행정을 제대로 실현해보고자 하는 물결이 거세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는 올해 1월부터 국민의 소리를 국회에 담는 온라인 국회참여 입법시스템인인 ‘국민동의청원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법률 제·개정이나 국정현안 및 부당한 행정 처분에 대해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 청원하면, 국회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론화된다는 점에서 청와대 국민청원과는 또 다른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협치 행정 시도이다.

또한 서울시는 ‘협치서울’이라는 슬로건 아래 협치 행정 기본계획 수립 및 시민숙의예산제도, 민관 협치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북구의 협치 행정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북구는 이미 주민이 정책을 주도하는 주민자치활성화 및 마을공동체 사업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협치 행정을 하고 있다. 매년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기도 하고, 염포동의 마을 역사를 풀어낸 ??삼포누리이야기??, 강동동의 도·농복합 지리적 특성을 살린 ??주말직거래장터?? 그리고 해안가의 특성을 살린 ??섶다리축제?? 등이 대표적이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지역현안의 사정과 주민의 요구를 현장에서 듣고 주민과 함께 올바른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동별로 찾아다니는 ‘속 시원한 사이다day(데이)’를 실행하고 있다.

그 밖에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행정 분야에 민간위원들을 대다수 위촉하여 함께 시정을 풀어나가는 등 협치 행정의 노력을 다수 찾아 볼 수 있다.

이렇듯 협치 행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멀리 있는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정책과정의 첫 걸음을 주민과 함께하는 것, 정책을 공론화하고 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것, 의제를 발굴하여 실행해 나가며 주민을 행정의 좋은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이 모든 과정이 협치 행정인 것이다.

우리 속담에 ‘외손뼉이 못 울고, 한 다리로 가지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할 때 더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부분적·형식적 개선만으로는 행정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주민의 요구를 ?아갈 수 없다. 보여 주기식이 아닌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때이며 주민과 행정 모두 협치가 우리 생활 속에 녹아내려야 한다.

합심하면 안 될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협치 행정의 매력이며, 2020년 우리 북구행정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