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정청래 당대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세계기록 유산등재 기념 국회 4·3 특별전 인사말
정청래 당대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등재 기념
국회 4·3 특별전 인사말
□ 일시 : 2025년 10월 15일(수) 오후 4시 30분
□ 장소 :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
■ 정청래 당대표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제가 제주도 예산정책협의회에 갔을 때, 제주도청에서 이 노래를 잠깐 부른 적이 있습니다. 저희가 역사를 바로 알기 시작했을 무렵, 현기영 선생을 통해서 제주 4.3을 만났습니다. 저도 그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제주 4.3에 대한 기록과 서적을 접하고, 또 바쁜 일상으로 잊었다가 제가 처음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4월 3일 날, 한 집 걸러 다 제사를 지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이것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4.3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제주도민들의 피 끓는 투쟁, 그리고 예술가들의 투혼, 그리고 김대중 정부 들어서서야 진상을 조사하게 되고, 또 용기 내어 그 과거의 역사의 진실들을 한 조각 한 조각 드러냈던 제주도민들 그리고 노무현 정부 때 국가가 정식으로 나서서 국가폭력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나서 수많은 잊혀졌던 4.3의 진실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4.3 그 악몽 같은 세월을 견뎌내면서 아직도 파묻힌 진실과 그날의 참상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숨죽이며 피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 제주도민들이 또 많이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했지만,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현재도 참 서글픕니다. 오늘 4.3의 진실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기록물들을 이곳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렇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하나의 진전이겠지만, 이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서 대한민국 해방 정국에 있었던 수많은 양민에 대한 학살, 이것이 다시 온전히 조명되는 그날까지, 오늘 이 전시회를 통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4.3 현장에 갈 때마다 피해자 가족들의 진상을 듣게 됩니다. 참으로 기막히고 원통하고 서러운 일들이 아직도 가슴 속에 응어리져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곳 대한민국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우리는 역사의 장면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4.3에 대한 국가폭력, 5.18 광주에서 있었던 국가폭력 그리고 바로 10개월 전에 있었던 이곳 국회를 유린했던 12.3 국가폭력까지 우리가 온전히 그것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 되풀이되지 않겠다고 하는 다짐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우리 제주도당 위원장 김한규 의원님, 위성곤 의원님, 문대림 의원님, 그리고 조국혁신당의 정춘생 의원님, 제주도 오영훈 지사님께 감사드리고 직접 오늘 행사에 참석해주신 제주 4.3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현기영 작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오늘 그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참상의 진실들을 보시고 다시 역사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0월 15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