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욱-누군가에겐 나도 '꼰대'일 수 있다 -20200819 울산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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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20-08-19 00:00:00

 

[자치시대] 누군가에겐 나도 '꼰대'일 수 있다

울주군의회 김시욱 의원

 

 

자신의 경험 일반화해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
나이‧성별‧지위 상관없이 꼰대라 불릴 만 해
서로 공감‧존중‧배려하는 수평적 태도 필요

 

꼰대’, 최근에는 이 말이 들어가는 드라마가 방영될 정도로 흔하게 쓰는 속어다.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는 유행어와 함께 널리 사용되는 꼰대는 주로 청소년들이 또래 집단에서 아버지나 교사 등 남자 어른을 가리키는 은어로 썼던 말이다.

 

그렇다고 꼰대는 어른만 있느냐. 또 그건 아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강요하는 젊은 꼰대도 있다. 필자는 최근 SNS에서 꼰대 테스트라는 것을 해봤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재미로 보는 꼰대 테스트 항목은 다음과 같다.

 

공무원 준비하는 세대가 한편으론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한때 잘 나가던 사람이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보다 늦게 출근하는 후배가 거슬릴 때가 있다 회사에서의 점심시간도 공적인 시간이다 정시 퇴근제도는 좋은 복지다 나보다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해보라고 했지만, 나중에 보면 내가 먼저 답을 제시했다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후배에게 조언한 뒤 뿌듯함을 느낀다 나는 꼰대가 아니다

 

10개 항목 중 8개 이상에 해당되면 자기 성찰과 자숙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꼰대라고 한다. 5개 이상은 조금 심각한 꼰대, 2개 이상은 심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꼰대란다.

 

필자는 꼰대가 아니라고 확신하며 테스트를 이어갔지만 역시 꼰대라는 결과가 나왔다. 재미로 본다고는 하지만 머릿속이 멍해지는 순간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원래 꼰대란 청소년들이 은어로 사용하던 말이었다. 듣기 싫은 잔소리를 퍼붓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만드는 어른에게 대놓고 대들 명분이나 용기가 없었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반항이란 어른을 제대로 불러 주지 않고 비딱하게 놀려대는 것뿐이다. 어쩌면 귀여우리만치 소심한 반항이다. 하지만 지금은 꼰대를 은어로 소심하게 사용하던 그 청소년들이 어른이 돼 사회에 진출했고 대중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지금은 아버지나 선생님만이 아닌 꼰대 짓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 됐다.

 

 

그렇다면 꼰대 짓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나이나 지위에 맞는 권위를 갖추지 못한 자가 나이나 지위로 얻은 권력만 주장하는 게 바로 꼰대 짓이다. 권위는 없고 권력만 휘두르려고 하니 자기주장을 뒷받침할 정당한 근거라고는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설교뿐이다. 나이가 어려서 아직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마치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이나 잡은 것처럼 물고 늘어지며 자기 방식을 강요한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이라면 나이, 성별, 지위에 상관없이 꼰대라고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생활 속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예가 있다.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내뱉는 말이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 ‘요즘 군대가 군대냐.’ 6·25 때부터 지금까지도 청춘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 세상을 고스란히 물려준 어른이 입대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후배들에게 이 정도면 많이 좋아졌으니 알아서 잘 해봐라는 식의 무책임한 변명을 한다면 꼰대 소리만 듣게 된다. 어른은 어른답게 책임을 다하고 다음 세대에 믿고 맡기면 된다.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되 강요하지 않는 어른에게 후세대들은 꼰대스러움이 아닌 어른스러움을 배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당연시 여기는 꼰대 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이 꼰대인지, 아닌지를 떠나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는 서로 공감하고 존중, 배려하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열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수직적 관계보다 수평적 관계가 일상화되는 세상이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