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서울시장 선거공약-20210202 울산광역매일

  • 게시자 : 울산시당
  • 조회수 : 46
  • 게시일 : 2021-02-02 09:32:46



2021년 벽두부터 인구감소 소식이 지역 뉴스를 흔들고 있다. 울산광역시 인구가 최근 5년간 무려 5만 명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한 결과 2011년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 지난 5년간 인구유출을 막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거의 없다. 뉴스에서는 인구 유출의 첫 번째 이유가 일자리이고, 이어서 교육, 주택, 주거환경, 자연환경이라고 한다.


모두들 일자리 감소 원인으로 조선 경기 침체를 비롯한 지역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감소를 지적하지만, 이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울산은 60년 전부터 국가주도로 정유,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공업을 키워온 곳이다. 그런데 울산지역 기업 대부분이 대기업이 보유한 플랜트와 그 회사의 하청관계 제조업체이다. 그러다보니 60년이 지난 지금 설비는 노후화되고, 산업구조는 낙후됐다.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에 그린 청사진으로 3만 달러 시대를 맞았으니 제조업체들의 효력이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울산 발전의 모태는 국가 주도로 조성된 산업기지인데, 지금은 국가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예전에는 대통령이 수십 차례나 방문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자신들의 플랜트를 찾는 대기업 총수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그들이 울산보다 더 중요시하는 도시와 시설이 전국을 넘어 세계에 즐비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 1997년으로부터 만 24년을 맞은 지금, 울산이 여전히 정부 주도 개발시대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울산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순 없지만 중앙정부가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는 게 주요 요인이다. 돈과 권한이 서울에서 빠져나오기는커녕 모든 것이 그 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울산처럼 생산력이 높은 도시마저 그 이점을 살리기는커녕 점점 더 말라가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은 비만으로 죽어가고, 지방은 영양실조로 쓰러지고 있다. 이런 사태는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 몇몇 도시들이 4월 재보선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서울을 살펴보면 시장 선거판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이상 폭등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아파트로 모아지자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도 아파트 공급 확대에 맞추어져 있다. 노무현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이전의 우리 정치권과 역대 정부가 공통적으로 추구해온 큰 정책적 흐름이 수도권 과밀방지와 지역균형발전이었던 사실을 상기하면 이런 공약은 어딘가 이상하다. 즉, 한 표를 구걸하기 위해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견지해온 정책 기조를 걷어찬다면 정치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10만 평방k㎡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70%는 산지로 합리적인 개발이 어렵다. 지금은 인구절벽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총인구가 5,000만 명을 초과하다 보니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우리 국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고, 경제 규모 또한 세계 10위권에 속할 정도로 철도와 고속도로 같은 교통인프라와 그 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왜 좁은 국토 한쪽에서는 과밀을 걱정하고 다른 쪽에서는 소멸을 걱정하고 있을까.


이 문제는 같은 종이의 앞뒷면과 같아 동시에 해결되어야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내뱉는 아파트 공급 대책을 보면 수십 년 유지하던 정책을 잊고 있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 중에 올림픽대로와 같은 강변도로와 역세권, 철도 등을 지하화하는 등의 해법으로 그 상부에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이미 국공유지로 확보되어 있는 도심 기반시설을 활용한 입체적인 도시개발 방안을 제시한 것은 평가할 만 하지만, 이렇게 해서 서울시민 모두가 바라는 아파트에 살게 해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주거를 옮기게 되고, 지방은 더욱 소멸 속도가 빨라질 게 뻔하다.


물론, 대통령 후보도 아닌 서울시장 후보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정치권을 대표하는 인물들인 만큼 좀 더 넓고 긴 안목으로 나라를 살피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더구나 수도권 과밀을 조장할 수 있는 아파트공급정책을 공약으로 내 세울 때는, 아파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고,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방향과의 조화까지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