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척과천이 위험하다 2020.07.13 울산제일일보

울산 중구의회 강혜경 의원
바야흐로 태풍의 계절이다. 우리 한반도 전역은 해마다 북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울산지역은 반도 동남단 해안선을 끼고 있는 만큼 태풍피해 기록도 많다. 게다가 울산광역시 중구는 관내 서쪽부터 척과천, 명정천, 유곡천, 우교천, 복골거랑, 손골거랑, 약사천 등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 태화강으로 유입되고 있어서 이들 지천 말단부, 즉 태화강변 도로와 만나는 저지대는 홍수 시에 항상 침수가 우려되는 곳이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이지만, 2016년 10월 5일에 들이닥친 제18호 태풍 차바의 상처는 워낙 커서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기상대 기준으로 그날 새벽 0시 30분부터 오후 1시 58분까지 울산시내에는 266mm의 비가 내렸는데, 10시 반부터 1시간 동안은 무려 104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 집중폭우가 일찍이 없던 크나큰 피해를 남겼다. 태화시장이 사상 처음 물에 잠겨서 큰 피해를 입었고, 언양 반천 현대아파트를 비롯한 현대식 주거단지도 지하주차장이 침수되고, 산업단지와 시가지 저지대 침수피해도 잇따랐다. 사사롭게는 도랑가에 있는 웅촌면 친정집 담장과 넓은 마당이 곡식창고와 키우던 개와 함께 떠내려가서 지금도 큰비만 내리면 가족들은 걱정이 크다.
특히 태화시장 침수피해는 LH가 조성한 우정혁신도시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태화시장 침수피해가 LH에 의한 혁신도시 개발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 하더라도 많은 인구가 모여서 생활하는 인구밀집지역 일대의 대규모 도시개발은 자연재해에 대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우리 울산에서 일어난 과거의 풍수해 피해상황만 보아도 자명한 일이다. 태풍 차바가 몰고 온 시간당 100mm를 넘는 물폭탄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게릴라성 폭우의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다운2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척과천은 어떤가. 이 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에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로 고시된 후 10여 년 만에 본격 진행되고 있다. 사업구역 면적은 무려 186만㎡를 넘어서 우정혁신도시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계획인구는 3만5천명, 주택호수는 1만 3천여 가구나 된다. 중요한 것은 이 대규모 개발사업의 구역경계가 척과천 하천구역 경계선을 따라 지정된 점이다. 척과천 전체길이 10.63km 중에 약 3.7km 구간의 임야와 전답만 있던 186만㎡의 지표면이 아스팔트와 건축물로 덮이게 되면 이곳에 쏟아지는 게릴라성 폭우는 불과 몇 분 만에 고스란히 하류의 다운지구로 밀려 내려오게 된다.
지도를 펼쳐 보면, 우정혁신도시는 사업지구가 동서로 길쭉해서 사실 남북 방향으로는 아주 짧다. 그 짧은 구역을 따라서 유곡천, 손골거랑, 약사천 등 여러 하천이 흐르기 때문에 수량이 분산되어서 혁신도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척과천은 남북으로 길쭉한 다운2지구의 사업구역과 나란히 흐르는데다가 동쪽으로 범동골, 장생골, 금정골, 안골, 실골 같은 크고 작은 골짜기를 구역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시계천과 입하천 같은 소하천도 관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당 100mm 폭우와 만조가 겹치는 사태가 발생하면 하류지역인 다운지구 일대에 태화시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더구나 다운지구도 태화시장 일대와 같이 유수지나 펌프장이 없는 만큼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가 내리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울산시는 작년부터 척과천을 대상으로 하천기본계획 변경과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 전의 척과천을 기준으로 한 최고 100년 빈도 홍수를 염두에 둔 이 계획이 척과천변을 따라서 186만㎡라는 대규모 도시개발이 완료된 후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다운2지구가 준공된 이후에 태화시장처럼 하류지역인 다운지구가 홍수피해를 입고, 그 원인 제공자로 LH를 지목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척과천과 다운2지구 개발이 하나로 묶여서 가야 한다. 울산시와 중구도 영구히 재해취약지구를 하나 더 얻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LH의 ‘먹튀’를 막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이곳이 인구밀집지역인 만큼 홍수방어등급을 현재의 100년에서 최고 500년 빈도로 계획해야 한다.